디스플레이 회사가 보이지 않는 스피커 만든 까닭은?

박해리 2022. 11. 2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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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필름형 익사이터(진동 발생 장치)를 활용한 신개념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 모듈 소개하는 LG디스플레이 직원. 사진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보이지 않는 차량용 스피커를 개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필름형 익사이터(진동 발생 장치)를 활용한 신개념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내년 상반기 업계 최초로 상용화할 예정이다.

스피커는 진동계와 자기계로 구성된 익사이터가 진동판을 흔들어 소리를 만들어내는 구조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익사이터를 독자 개발한 얇은 필름형으로 만들어 자동차 헤드레스트, 대시보드, 천장 등에 삽입할 수 있게 했다. 진동판을 따로 두지 않고 기존에 있는 자동차 내장재를 활용해 소리를 내는 방식이다.

진동판이 없고 익사이터가 필름형으로 얇아 기존 스피커보다 무게와 두께가 확 줄어들었다.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의 크기(150㎜×90㎜)는 여권과 비슷하고, 두께(2.5㎜)도 500원짜리 동전과 비슷하다. 무게는 40g으로 기존 자동차 스피커의 30% 수준이며 두께는 10%다.

차량 내 디스플레이는 물론 기존에 스피커를 설치하기 어려운 천장, 필러, 대시보드, 헤드레스트 등 다양한 곳에 설치할 수 있어 탑승자 눈에 스피커가 보이지 않는 게 장점이다. 탑승 위치에 따른 음질 편차를 없애고, 입체 음향 효과도 구현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사업개발 담당 여준호 상무는 “기존 크고 무거운 스피커를 공간, 디자인, 친환경 측면에서 혁신해 보이지 않는 스피커로 고품격 음질을 구현함으로써 고객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차량용 사운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차량 음향기기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에 전장용 디스플레이를 공급 중이고 LG전자가 전장 분야를 신사업 동력으로 삼고 있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컨퍼런스 콜에서 “자동차 내 디스플레이 대형화로 프리미엄 기술 적용할 기회 확대되고 있다”며 “업계에서 유일하게 자동차 신뢰성을 만족하는 텐덤 OLED 등의 기술로 시장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별도 스피커 없이 화면 자체에서 소리가 나는 필름인 시네마틱 사운드 오엘이디(CSO) 등 사운드 관련 연구를 지속했는데 이 필름을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붙여 스피커가 된 구조”라며 “사업을 다양하게 확장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은 최근 CES 2023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제품은 내년 1월 5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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