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비장애인과 출발선이 다를 뿐… 동등한 위치서 경쟁할 수 있게 채워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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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청각장애인은 1만명으로 추정되나 확실치 않다.
이어 "시청각장애인이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래서 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헬렌켈러센터의 역할"이라며 "훗날 센터에서 은퇴하게 되더라도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장애인과 함께하는 삶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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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청각장애인은 1만명으로 추정되나 확실치 않다. 시청각장애인 규모를 파악하는 실태조사가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어서다. 어쩌면 한국 사회의 가장 소외된 자리에 있는 이들이 시청각장애인일 듯하다.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시청각장애인을 섬기는 단체가 있으니 바로 밀알복지재단이 2019년 4월 만든 헬렌켈러센터다. 이곳의 수장인 홍유미(55) 센터장은 지난 17일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34회 아산상 시상식에서 복지실천상을 받았다. 시상식이 열리기 전날인 16일, 서울 강남구 헬렌켈러센터에서 만난 홍 센터장은 “나와 동고동락한 장애인과 우리 활동을 지원하는 밀알복지재단 덕분에 수상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홍 센터장의 10대 시절 꿈은 특수학교 교사였다. 하지만 부모의 반대 탓에 결국 1986년 총신대 유아교육학과에 입학해야 했다. 그런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그는 ‘수어 찬양’ 무대를 보고 펑펑 눈물을 쏟게 된다. 홍 센터장은 “나도 왜 울었는지 모르겠다. 계속 눈물이 났다”고 회상했다.
그는 대학 새내기 시절부터 ‘총실밀알’이라는 장애인 선교 동아리에 가입해 장애인 사역에 몰두했다. 밀알복지재단이 재단 출범 이전부터 운영하던 밀알선교단을 통해 다양한 사역에 동참하기도 했다. 수어 교실이나 수어 공연을 열었고 수어 통역사로도 활동했다. 94년부터 올해까지 그가 펴낸 수어 교육책은 6권이나 된다.
강남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준비하던 그가 헬렌켈러센터에서 일하게 된 것은 밀알복지재단이 센터 출범을 준비하던 2019년 1월부터였다. 홍 센터장은 “헬렌켈러센터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고 처음엔 많이 망설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인 중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이 일을 하지 않겠다는 기도를 드렸었다”면서 “하지만 반대할 것 같던 지도교수나 남편도 이 일을 해보라고 해서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사회 장애인이 처한 현실은 여전히 팍팍하다. 제도는 미비하고 인프라는 열악하며 장애인을 바라보는 비장애인의 시선도 크게 나아진 게 없다. 그렇다면 국내 장애인의 권익 향상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홍 센터장이 내놓은 답은 ‘인식 개선’이었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불쌍하게 여겨선 안 돼요. 장애인 역시 자신이 특별대우를 받아야 할 존재라고 생각해선 안 됩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출발선이 다른 존재일 뿐이에요. 진정한 평등은 부족한 부분이 있는 사람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그래서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거잖아요. 이런 맥락에서 장애인 이슈를 바라보면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홍 센터장은 경기도 성남의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 집사이기도 하다. 그는 “신앙이 지금의 일을 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고 했다. 이어 “시청각장애인이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래서 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헬렌켈러센터의 역할”이라며 “훗날 센터에서 은퇴하게 되더라도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장애인과 함께하는 삶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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