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포트] 청춘들도 포기할 수 없는 맛… 비비고 포기김치 으뜸

문수정 2022. 11. 2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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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대체 가능한 ‘포기김치’


김장철이다. 배추와 무의 가격, 고춧가루와 마늘의 시세, 날씨에 민감한 시기다. 절임배추 정보가 넘실대는 동시에 포장김치 검색량도 늘어나는 때다. 김장은 부담스럽고 김치가 없는 식탁도 어색한 사람들은 포장김치에서 답을 찾는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포장김치 가운데 김장김치와 가장 가까운 '포기김치'의 맛은 어떤지 전문가들과 함께 평가해 봤다.

재료는 국산, 맛은 수준급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매번 점유율 상위 5개 회사 제품을 골라서 평가한다. 이번 포기김치 평가에서도 점유율을 참고했다. 국내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김치 시장은 대상(41.6%), CJ제일제당(37.2%)이 점유율을 양분하고 있다. 나머지 점유율은 유통업체 PB(자체브랜드) 또는 소규모 브랜드가 소소하게 나눠 갖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이를 감안해 대상 ‘종가’의 포기김치 브랜드와 CJ제일제당 ‘비비고’ 브랜드를 평가 대상으로 우선 선정했다. 이 밖에 ‘풀무원’ ‘농협’과 PB 브랜드 가운데 소비자 입소문이 퍼진 ‘조선호텔’ 제품을 평가 대상으로 삼았다. 평가 제품은 서울 송파구 일대 롯데마트와 컬리에서 직접 구매했다.

포기김치 평가는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한국폴리텍대학 강서캠퍼스에서 진행됐다. 한국폴리텍대 강서캠퍼스는 1990년부터 30년 동안 한식, 양식, 중식, 일식, 제과제빵 등 각 분야 전문조리사를 매년 배출하고 있는 외식조리학과 명문으로 꼽힌다.

김장철 ‘김장 노동’을 대신해주는 포기김치는 소비자들에게 반가운 제품군이다.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한국폴리텍대학 외식조리학과 강의실에서 평가단이 포기김치 5개 브랜드 제품의 맛을 평가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용준, 양명순 교수와 한은주 학과장, 전현진, 안용기 교수가 평가에 함께했다. 서영희 기자


평가에는 식품기술사 겸 대한민국조리기능장인 한은주 학과장, 양명순·안용기·안용준·전현진 교수가 함께 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공정한 평가를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한다.

조리팀이 다섯 개 김치 제품을 ①~⑤ 숫자가 표시된 그릇에 썰어 내 왔다. 평가단은 모양새, 향미, 식감, 풍미, 밥과의 조화, 숙성도 등 6개 항목에 점수를 매기고 1차 평가 점수를 냈다. 이어 원재료와 가격을 평가한 뒤 최종평가를 마쳤다.

“다섯 개 제품 모두 탁월하다”는 게 평가단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양명순 교수는 “모든 제품의 재료가 국산이고, 김치의 맛 또한 평균 이상이다. 재료가 워낙에 좋은 데다 맛의 취향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기본 이상을 하는 제품들”이라며 “포장김치 시장이 왜 이렇게 인기가 좋은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 입맛 공략한 CJ제일제당 호평


1위는 ‘CJ제일제당 비비고 포기배추김치’(4.6점)였다. 비비고 제품은 모양새, 식감에서 1위를 차지했고 향미, 풍미, 밥과의 조화, 숙성도에서 두루 호평 받았다. 비비고 제품은 젊은 취향에 적합하다는 공통된 평가가 나왔다.

한은주 학과장은 “양념이 풍부해서 식감이 다채롭고 젓갈향이 좋았다”며 “윤기나는 김치에 단맛도 자연스러워서 요즘 젊은 사람들 입맛에 선호도가 높은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전현진 교수는 “배퓨레, 생강페이스트 등으로 단맛을 내서 자연스러운 느낌”이라며 “젓갈 맛이 적절하게 어우러져서 감칠맛을 내는 김치”라고 했다. 양명순 교수는 “젓갈향이 퍼지는 게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느낌”이라며 “식감과 조화와 풍미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서 감칠맛을 높여줬다”고 평가했다.

2위는 ‘대상 종가 포기김치’(4.0점)였다. 종가 김치는 향미에서 최고점을 받았고 식감, 조화, 숙성도에서 호평 받았다. 안용기 교수는 “젓갈맛이 적절하게 풍겼고 재료와 함께 씹히는 식감이 좋았다”며 “무난하고 평범해서 익숙한 김치의 맛을 냈다”고 평가했다. 안용준 교수는 “젓갈 향은 좋았는데 젓갈 맛은 약간 아쉬웠다. 조금 더 강렬한 맛이었더라면 색깔이 분명했을 것”이라며 “향미나 풍미를 봤을 때 무난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주 학과장은 “김치의 강렬한 이미지를 내지 못한 점은 아쉽다”며 “육수에서 진한 맛을 냈지만 이렇다 할 차별점까지는 끌어내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3위는 ‘한국 농협김치 포기김치’(2.4점)였다. 인상적인 맛을 내지는 못했지만 두루 평이하다는 평가가 대세였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게 최종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 안용기 교수는 “맛의 조화와 감칠맛이 치우치지 않은 밸런스가 좋았다”며 “양념이 적당히 잘 배어 있어서 너무 달지도 너무 짜지도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은주 학과장은 “톡쏘는 맛이 인상적이고 풍미가 좋았지만 깊은 맛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며 “버섯이 재료에 너무 많이 들어가고 엑기스가 향미를 좌우한 게 아쉬웠다”고 했다.

4위는 ‘조선호텔 김치 배추김치’(2.2점)였다. 풍미, 밥과의 조화, 숙성도, 원재료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으며 1차 평가에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발목을 잡으며 최종 4위가 됐다. 평가단은 “맛있고 좋은 제품이지만 가격이 다른 제품의 2배를 넘나드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부담일 것”이라고 총평했다.

안용준 교수는 “요즘 젊은층이 좋아할 만한 단맛을 구현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맛을 냈다”며 “밸런스가 좋았고 모양과 윤기까지 먹고 싶은 제품이라는 특성을 잘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전현진 교수는 “젓갈을 적절하게 썼고 재료가 두루 좋있다는 게 맛으로도, 원재료에서도 드러났다”며 “진한 맛을 내는 제품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다”고 했다.

5위는 ‘풀무원 톡톡 포기김치’(1.8점)였다. 풀무원 김치는 비건을 지향하는 터라 진한 맛보다는 깔끔한 맛이라는 평가가 대세였다. 안용기 교수는 “맛이 강렬하지는 않다. 젓갈 맛이 강하지는 않지만 단맛이 덜하고 깔끔한 맛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양명순 교수는 “숙성도가 아쉽다. 발효가 됐어도 감칠맛이 부족한 느낌이 있다. 하지만 비건 제품이라고 한다면 꽤 괜찮다”고 했다.

평가단은 녹조류인 ‘청각’이 모든 제품에 빠져있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한은주 학과장은 “청각이 김장 김치의 시원한 맛을 내는 재료”라며 ”보기에 좋지 않아서인지 모든 제품에 빠져 있었던 게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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