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스타트업 "자금 조달 어려워…규제로 해외 이전 고려도"

한국무역협회, 스타트업 256개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 발표

[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국내 스타트업 열 곳 중 여섯 곳이 자금 조달과 경영 비용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규제로 인한 경영 어려움도 발생해 해외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는 곳도 나왔다.

20일 한국무역협회는 국내 스타트업 256개사를 대상으로 ‘스타트업계의 지속 성장과 애로 해소를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선 10인 미만 스타트업이 주류(66%)를 이뤘으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제조 및 서비스업 종사자(62%)가 주로 참여했다. 응답자는 대다수(91%) 대표이사거나 임원에 속했다.

이들은 스타트업을 경영하며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복수 응답)으로 ▲자금조달(66%) ▲경영비용 증가(61%) ▲외부기관 투자 재원 축소(56%) ▲전문 인력 채용(45%) ▲기업 규제(22%) 등을 꼽았다.

특히 규제와 관련해선 응답자의 44.1%가 국내 규제로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밝혀 그렇지 않다고 답한 기업(22.3%)의 두 배 가까이 많았다. 기업 네 곳 중 한 곳(25.4%)은 국내 규제로 해외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신기술 개발과 사업화 과정에서 겪는 규제 중에선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기술실증 관련 과도한 허가제(51.6%) ▲등록·허가 업종의 복잡한 진입 장벽(50.4%) ▲기존 사업자의 권리 보호(44.9%) 등을 꼽았다.

일례로 한 스타트업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신기술이자 친환경 촉매를 이용한 해중합 방식을 도입하려 했지만 별도의 종목 분류가 없어 기술 사업화에 차질이 발생했다.

투자 유치와 관련한 애로로는 정부 및 지자체의 투자 감소(59.4%)와 투자 전문 기관의 투자 감소(54.3%)를 주로 꼽았다. 투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지자체의 투자 재원 확충(72.3%)과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마련(67.6%) 등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향후 경영환경 전망에 대해선 응답자의 66.8%가 상당 기간 악화할 것으로 응답했다. 개선 시기는 2023년 하반기 또는 그 이후(88.3%)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미래 경제의 핵심 동력인 스타트업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전방위적인 규제 개선이 핵심이다"며 "우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재원 확충과 투자 세제 혜택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