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모빌리티 플랫폼 ‘무브’, 유럽 철도-도로-하늘 잇는다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2. 11. 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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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불편한 동남아 등 12개국 60개 도시 모빌리티 연계
국내선 ‘골프 전용 렌터카’ 명성…“타다금지법 충돌 없어”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 선정…“전 세계 교통 연결 꿈”
(무브 제공)
하나의 앱(애플리케이션)으로 해외에서 자유롭게 교통수단을 예약하고 이동한다? 게다가 ‘쇼퍼(수행 운전기사)’까지 있다면?

패키지여행이라면 모를까 아직까지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여행객은 전문 업체 도움을 빌리거나 이동 때마다 관련 사이트를 뒤져야 한다. 이런 ‘페인 포인트(불편함)’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기업이 ‘트래블 모빌리티’를 표방한 무브(MOVV)다.

최민석 무브 대표
최민석 무브 대표는 해외 자유여행이나 출장, 골프장·병원 방문 등을 위한 이동 단계별 교통편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예약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왔다. ‘VIP 대우를 받으며 이동한다(Move as a VIP·MOVV)’는 뜻의 사명(社名)이 그의 지향점을 말해준다. 고객 이동 경로를 고급스럽게 커버하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서비스다.

무브는 최근 글로벌 철도 티켓·패스 배급사인 ‘레일유럽’, 유럽 최대의 렌터카 업체 ‘식스트(Sixt)’와 제휴를 체결했다. 이로써 유럽의 공항, 철도, 도로를 모두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국내에서는 KTX와 연계해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를 구현한 데 이어 이번 제휴로 유럽 철도 예약과 육상 교통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게 됐다. 여행객들은 아시아, 북미, 유럽 3개 대륙의 철도, 도로의 육상교통을 무브 앱 하나로 쉽게 예약과 결제가 가능하다.

최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삼성전자에 17년간 몸담았던 ‘삼성맨’이다. 회사 지원으로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로언(Sloan)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각종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개발과 인수합병 업무 등을 맡았다. 디지털 현장 최일선에서 스마트폰 산업이 성장하는 것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그러면서 사업 기회를 엿봤다. 그 키워드는 ‘모빌리티’였다. 최 대표는 해외로 나가거나 국내에서 KTX를 타고 지방으로 장거리 이동할 때 적절한 후속 교통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무브를 창업했다.

무브는 국내에서 ‘골프 전용 렌터카’로 명성이 높다. 최 대표는 “라운딩 마치고 지인들과 함께 마음 편하게 술 한잔하고 싶지만, 운전 때문에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리기사를 부르거나 하는 일 없이 전속기사가 모는 차 한 대로 편하게 골프장을 다녀올 수 있기 때문에 인기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택시업계를 배려한, 이른바 ‘타다금지법’에 저촉될 일도 없다. 운전기사가 함께하는 렌터카 서비스는 골프장으로 이동하는 등 6시간 이상 이용하거나 타다금지법 적용의 예외가 인정되는 공항을 목적지로 하는 경우 등으로 한정해 설계한 상품만 내놓는다.

최 대표가 바라보는 곳은 글로벌 시장이다. 통상 개별적으로 해외여행을 간다고 가정하면 항공권과 호텔을 먼저 예약한다. 항공이나 호텔은 대체로 온라인 예약이 쉽다. 그러나 해외 현지 교통편은 도착 후 택시를 잡거나 하는 식으로 해결하는 게 현실이다. 최 대표는 그랩이나 우버, 카카오 같은 택시 기반 서비스가 아니라도 전 세계에서 이동의 불편함이 없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찾은 방식이 ‘렌터카’다. 운전해도 좋고 할 수 없을 때는 ‘쇼퍼’를 둔 렌터카를 쓴다. 열차 같은 이종 교통수단도 ‘매끄럽게’ 연결해준다.

무브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은 관제 시스템(PMS·Property Management System)이다. 해외 파트너사들이 차량·담당 운전기사 정보를 직접 입력한다. 개인 고객이나 여행사 등 법인 고객은 PMS가 탑재된 무브 앱이나 별도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렌터카 차량을 예약하고 결제한다. 항공과 호텔만을 대상으로 삼은 기존 에어텔 예약 서비스를 현지 교통편까지 아우르는 에어카텔 서비스로 확장한 셈이다.

무브 서비스의 출발도 동남아였다. 2019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골프 여행객을 중심으로 한국인이 많이 찾는 동남아시아와 대만에서 먼저 시작했다. 이후 입소문으로 알려지며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2020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기도 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며 다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무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은 도시 기준으로 미국령 괌·사이판을 포함해 12개국의 60여곳이다. 국가로는 미국 외 동남아 주요국과 일본, 중국이다.

전체 팀원이 40명인 무브는 지금까지 누적으로 약 70억원의 민간 투자를 받았다. 내년에는 올해의 3배 이상인 100억원 매출 달성이 목표다.

올해 모빌리티 혁신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에 최종 선정됐다.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은 금융위원회와 정부 12개 부처가 각 산업별로 혁신성과 기술성을 갖추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혁신 기업을 선정, 금융·컨설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혁신 성장 기업의 경우 일반 기업 대비 운영자금 한도가 확대되고 금리 우대를 적용받으며 혁신솔루션펀드, 산·기은·성장금융의 직접 투자와 IR 기회 등 투자 지원을 받는 기회가 제공된다. 이를 통해 무브는 정책금융기관의 대출 지원 자금으로 20억원 이상을 확보했다.

최민석 대표는 “고도화된 기술력과 이용자 편의성을 높인 차별화된 서비스로 국내외 이동 때 불편함 없는 모빌리티 솔루션을 구축하고, 전 세계인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 트래블 모빌리티 마스(MaaS)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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