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픽' TSMC…삼성,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속도내나

한예주 2022. 11. 2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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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첫 TSMC 주식 매입…넘보기 힘든 진입장벽 기업 선호
삼성, 최근 건물 5개동 공사 시작…1위 TSMC 추격 박차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신규 파운드리 공장. [사진제공=테일러시]

[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투자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대만 TSMC 주식을 쓸어 담았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다툼이 이어지면서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의 기업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파운드리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 테일러시 제2 파운드리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버크셔는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지난 3분기에 TSMC가 미국에서 발행한 예탁증서(ADR)를 6000만주 넘게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는 약 41억 달러(약 5조4000억원)에 이른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3분기 중 주식에 투자한 자금(90억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TSMC의 지분 1.2%에 해당한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TSMC 지분 매입은 시장에 크게 두 가지 메시지를 던졌다는 풀이가 나온다. TSMC 주가가 올해 들어 40%가량 떨어졌지만 파운드리의 가치는 여전하다는 메시지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고 있긴 하지만 파운드리 공급량은 여전히 수요에 못 미치고 있어서다.

또한 버크셔 해서웨이는 보통 경쟁사가 생기기 힘든 진입 장벽을 구축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문사 가드너 루소 앤드 퀸의 파트너 톰 루소는 "세계가 TSMC의 제품 없이는 돌아가지 않게 됐다고 버크셔 해서웨이가 믿는 것 같다"며 "갈수록 일상생활의 중심이 돼 가는 반도체를 내놓는 데 필요한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TSMC는 최근 미국에서 두 번째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준공 소식을 전하며 반도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TSMC는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추가 준공한다. 이번 투자 규모는 2020년 발표한 첫 번째 반도체 설비 규모와 맞먹는 120억달러(약 16조5000억원)가 될 예정이다.

올해 2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3.4%로 1위, 삼성전자는 16.5%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파운드리가 삼성전자의 안정적인 수익창출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TSMC를 추격하는 것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생산 라인을 먼저 구축해 수요에 대응하는 '셸 퍼스트' 전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연구개발 73조원, 시설투자 60조원 등 13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건물의 건설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미국 부동산 전문 매체 ‘더 리얼 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텍사스 현지 파트너사 제이콥스 엔지니어링은 지난 5일부터 삼성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이 지역에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포함한 170억달러(약 22조48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지 약 1년 만이다. 공사에 들어간 건물은 총 5개 동으로, 총 18억달러가 투입된다. 삼성전자는 이 공장에서 5나노(nm·10억분의 1m) 공정 기반 첨단 반도체를 생산한다. 공장은 2024년 11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기술력에서도 TSMC를 앞선다는 게 삼성전자의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새로운 트랜지스터 기술인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를 적용한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한 후 7월 출하를 시작했다. 반면 TSMC의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은 연거푸 지연되고 있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3나노의 경우 TSMC는 핀펫 기술 기반이지만 우리는 GAA 기술 기반"이라며 "GAA 기술은 우리가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가장 앞서 있어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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