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 4만마리 ‘우르르’ … 美 농장서 사라진 동물은

美 오하이오주 농장서 밍크 2만5000~4만마리 대탈출
동물보호단체인 동물해방전선이 고의로 풀어준 의혹
80% 농장으로 돌아왔지만 질병 감염 우려로 살처분 예정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미국 오하이오주의 한 농장에서 최대 4만마리에 달하는 밍크가 탈출한 일이 발생했다. 농장 측은 한 동물보호단체가 농장에 무단 침입해 우리 문을 열고 밍크들을 무단 방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최근 오하이오주 반 베르트의 밍크 사육농장인 라이언 팜스(Lion Farms)에서 밍크 2만5000~4만마리가 한밤중에 탈출했다.

경찰은 굶주린 밍크들이 동네를 배회하면서 인가의 애완동물이나 몸집이 작은 가축 등을 먹잇감으로 삼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족제빗과에 속한 밍크는 야생 환경에서 쥐·토끼·개구리·물고기·가재·게 등을 잡아먹는 기회주의적인 사냥꾼으로 알려졌다. 탈출한 밍크의 먹잇감이 된 특정 동물의 개체 수가 감소하면서 지역 생태환경에 부정적인 도미노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반 베르트 카운티 보안관청은 "밍크는 귀엽고 친근한 생김새와 달리 성질이 사납다"며 "살아있는 동물을 먹는 잡식성 포유류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택이나 개인 소유지에서 밍크가 발견되면 덫을 놓거나 사살하는 등 필요한 조처를 해도 된다"고 했다. 다만 "농장 생활에 길든 밍크는 가축으로 간주된다"며 "(이들 밍크는) 야생에서의 생존 기술이 부족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현재 탈출한 밍크 가운데 80%가량은 다시 농장으로 돌아온 상태다. 하지만 이들 모두 살처분될 예정이다. 우리 밖으로 나갔던 밍크는 질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일은 누군가 농장에 침입해 고의로 우리 문을 열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농장 측은 농장에 남겨진 스프레이 페인트 낙서 등을 근거로 동물보호단체인 동물해방전선(ALF)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앞서 ALF는 지난 8일에도 오하이오주 매실런의 한 농장에서 밍크 1000마리를 풀어줬다고 공개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에서 밍크가 사육되고 있는 농장은 최근 수십년간 동물보호단체의 주요 타깃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