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전 英 총리 4억대 거액 연설료로 구설수

“일회성이라 문제 없다” vs “유료 연설, 칼럼 작성 때 신고”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으로부터 여행경비 지원 받은 사실도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불명예 퇴진한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4억원이 넘는 거액의 연설료를 받은 한편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으로부터 약 1700만원의 여행경비를 지원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BBC·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전 총리는 지난달 14일 미국 콜로라도주 스프링스의 보험 대리인 및 중개인 협회에서 약 30분간 연설하고 45분간 '노변담화'를 나눈 대가로 27만6130파운드(약 4억4000만원)를 받았다.

그는 또 지난달 11~12일 미국 북서부의 몬태나주를 방문했는데, 당시 미국 내 항공편과 숙박 등에 사용된 1만1559파운드(약 1750만원)를 머독이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독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매체와 더 선을 비롯한 영국 매체도 소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언론 재벌이다. 영국 내각 기록에 따르면 존슨 전 총리 재임 당시에도 두 사람은 여러 번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존슨 전 총리의 측근들은 연설은 일회성에 불과하다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안젤라 레이너 노동당 부대표는 "존슨 전 총리는 이것이 단지 일회성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전직 장관, 총리가 규칙상 유료 연설을 하거나 신문 칼럼을 작성하는 등의 행위를 할 때 미리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존슨 전 총리는 지난 9월 '파티게이트'와 측근 인사 문제 등으로 3년 만에 불명예 조기 퇴진했다. 존슨 전 총리는 코로나19로 실시된 보건당국의 방역 지침을 어기고 측근들과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음주파티를 즐겼다는 의혹에 대해 거짓 해명으로 일관하면서 반발을 샀다. 여기에 존슨 전 총리가 크리스토퍼 핀처 의원의 외무부 부장관 시절부터 성 비위를 저질렀던 사실을 알면서도 그를 원내 부총무로 임명한 것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고 결국 사임 의사를 밝혔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