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성탄절 퍼레이드 덮친 美 남성에 종신형+징역 1067년

김현정 2022. 11. 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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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성탄절 퍼레이드 행렬을 차로 들이받아 수십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남성에게 종신형이 내려졌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워키쇼 카운티 순회 법원의 제니퍼 도로우 판사는 같은날 1급 고의살인 혐의 6건을 포함한 76개 혐의에 대해 지난달 유죄 평결을 받은 대럴 브룩스(40)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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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위스콘신주에서 6명 사망, 60여명 부상
재판부 “정신 질환 믿지 않아 … 후회도 공감도 없어”
지난해 11월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성탄절 퍼레이드 행렬을 차로 들이받아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대럴 브룩스가 16일(현지시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지난해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성탄절 퍼레이드 행렬을 차로 들이받아 수십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남성에게 종신형이 내려졌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워키쇼 카운티 순회 법원의 제니퍼 도로우 판사는 같은날 1급 고의살인 혐의 6건을 포함한 76개 혐의에 대해 지난달 유죄 평결을 받은 대럴 브룩스(40)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위스콘신주에는 사형제도가 없다. 브룩스는 종신형과 함께 61건의 무모한 위험행위(reckless endangerment) 혐의로 징역 1067년형을 추가로 받았다. 도로우 판사가 종신형을 선고하자 재판 방청객들은 박수를 보내며 판결에 대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브룩스는 지난해 11월 21일 밀워키에서 서쪽으로 약 25㎞ 떨어진 워커샤의 연례 크리스마스 퍼레이드 행사장에서 빨간색 포드 이스케이프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몰고 경찰 바리케이드를 넘어 군중을 향해 돌진했다. 이 때문에 8세 소년을 포함한 6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쳤다. 특히 사망자 가운데에는 안무 댄스 그룹 '밀워키 춤추는 할머니들(Milwaukee Dancing Grannies)' 소속 노인들이 3명이나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984년에 만들어진 이 그룹의 가입 자격은 손자녀가 있는 할머니여야 한다는 것 단 하나로, 이들은 매년 약 25회의 퍼레이드에서 공연하며 청중들에게 기쁨을 선사했었다.

사건 발생 직전 브룩스는 전 여자친구와 싸우고 흉기로 여자친구를 위협하는 등 가정 폭력을 저지른 후 차를 몰고 나와 이와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그는 범행 당시 무려 일곱 블록이나 운전하며 살인 질주극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브룩스는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정신 질환을 앓았으며, 쥐와 벌레가 들끓는 아파트에서 아버지 없이 가난과 굶주림 속에서 자랐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또 브룩스의 어머니와 할머니까지 나서 그가 12살 때부터 조울증이 있어서 그로 인해 퍼레이드에 차를 몰고 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로우 판사는 선고를 내리기 전 "그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 초 그를 평가한 4명의 심리학자들은 브룩스가 반사회적 성격 장애를 갖고 있지만 정신질환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도로우 판사는 "그가 옳고 그름의 차이를 이해하고 있으며 단순히 자신의 양심을 무시하기로 선택한 것이 매우 분명하다"라며 "분노와 격분이 그의 연료이며 그에게는 후회와 공감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브룩스는 재판 과정에서도 폭력적이고 비협조적인 모습을 자주 내비쳤다. 변호인 2명이 모두 사임해 스스로를 변호하는 '셀프 변론'에 나서야 하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대답하기를 거부하거나 판사를 자주 방해하며 자기 얘기만 늘어놓기도 했다. 이에 판사는 여러 차례 브룩스를 비디오를 통해 재판에 참석할 수 있는 다른 법정으로 옮겼으며, 그의 마이크를 음소거하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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