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北 발사 ICBM, 미국에 더 직접적인 핵 위협 제기”
북한이 18일 오전 미국의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자 외신들도 관련 소식을 일제히 긴급 기사로 타전했다.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다른 어느 때보다 많은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은 최근 몇 주간 더 자극적인 실험을 해왔다”며 “(오늘) 발사된 미사일은 역대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장거리 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한 건 먼 곳에 있는 목표물도 마음만 먹으면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합동참모본부의 탐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5분쯤 발사된 ICBM은 약 1000㎞의 비행거리, 약 6100㎞의 고도, 마하 22(시속 약 2만6928㎞)의 속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정상 각도(30~45도)로 쏘면 약 1만5000㎞를 비행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 전역이 사정권 내로 들어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북한은 ICBM 발사를 통해 미국 본토 전역에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아직 발사된 ICBM이 화성-17형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화성-14형과 화성-15형 ICBM을 보유 중인 북한이 최근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돌파할 다탄두의 더 긴 사거리를 가진 화성-17형 ICBM에 대한 실험을 해왔다”고 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사거리가 1만3000㎞ 정도인 화성-15형으로도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지만, 더 긴 사거리의 미사일로 미국 알래스카주 등의 미사일 방어망을 피하려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CNN은 리프 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국제관계학 교수를 인용해 “북한이 미국에 핵 위협을 가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유는 북한에 대응하는 국제 공조를 깨려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앤킷 판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이번 ICBM 추정 미사일 발사를 그 자체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로 보지는 않는다”며 “그가 핵전력 현대화에 필수적이라고 여기는 능력을 개발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미국은 북한의 ICBM 발사 직후 이를 강하게 규탄하며 부통령이 각국 지도자 간 긴급 회담을 소집해 대응에 나섰다.
에이드리엔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번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했으며, 역내 안보 상황에 대한 불안정을 초래하는 긴장과 위험을 제기한다”며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 실험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의 지도자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은 지역 안보를 위협하고 불필요한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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