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삼칠일 금기 깬 남편... 결국 사건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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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신앙에서 아이와 관련한 몇 가지 관습이 있다.
대부분은 부모나 가족의 불안감에 기대는 것들인데, 그만큼 여기서 파생되는 설화나 이야기도 많을 것이다.
제목 그대로 세이레는 아이가 태어나 후 21일째가 될 때까지 부정한 것, 액운이 들어오는 행위를 금해야 하는 토속 신앙을 뜻한다.
아내 해미(심은우)는 전통신앙을 강조하는 엄마의 영향으로 출입문에 금줄을 치는 등 출산 후 여러 금기를 우진에게 강요 혹은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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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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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세이레> 관련 이미지. |
ⓒ 한국예술종합학교 |
민속신앙에서 아이와 관련한 몇 가지 관습이 있다. 대부분은 부모나 가족의 불안감에 기대는 것들인데, 그만큼 여기서 파생되는 설화나 이야기도 많을 것이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세이레>도 민속신앙과 인간의 죄의식을 질료 삼아 이야기를 펼친다.
제목 그대로 세이레는 아이가 태어나 후 21일째가 될 때까지 부정한 것, 액운이 들어오는 행위를 금해야 하는 토속 신앙을 뜻한다. 흔히 '삼칠일'로 알려진 이 금기 때문에 신혼인 우진(서현우)은 점점 압박감을 느낀다. 아내 해미(심은우)는 전통신앙을 강조하는 엄마의 영향으로 출입문에 금줄을 치는 등 출산 후 여러 금기를 우진에게 강요 혹은 부탁한다.
사건은 우진이 전 연인이 사망한 후 그 장례식장에 다녀오며 벌어진다. 걱정하는 해미를 뒤로 하고 연인이었던 세영(류아벨)의 영정을 마주한다. 다소 무표정한 얼굴로 우진을 맞이한 쌍둥이 예영(류아벨)을 보며 우진은 묘한 감흥을 느낀다. 마치 죽은 연인이 살아돌아 온 듯 그 뒤로 환청과 악몽에 시달리는 우진을 두고 해미는 부정을 탄 것이라며 불안해하고, 영화는 우진과 예영, 그리고 해미 사이에 존재하는 심리, 정신적 영향을 세밀하게 드러낸다.
<세이레>는 사건 전개, 위기의 극복이 중요한 작품이 아니다. 사건 중심이 아닌 등장인물 내면의 불안감을 영화적으로 제시하는 데 힘쓰는데 자칫 이 지점에서 너무 추상적이거나 관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감독 본인만의 자위로 끝날 위험도 존재한다. 다행히 영화는 등장인물 간 연결고리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하면서 정서의 변화를 감지해가기에 후반부로 갈수록 여러 갈래의 불안감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우진은 과거 연인 사이에서 아이가 있었다. 6년이나 만나면서도 결혼은 하지 않은 커플이었는데 둘 사이에 아이가 생겼다가 사라지면서 세영 또한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이런 과거와 달리 지금의 아내 해미와는 빠른 시일에 결혼도 했고, 아이까지 가졌다. 우진 마음 깊은 곳엔 아마도 죄의식이 박혀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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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세이레> 관련 이미지. |
ⓒ 한국예술종합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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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세이레> 관련 이미지. |
ⓒ 한국예술종합학교 |
살면서 누구나 품고 있을 법한 죄의식을 조명하면서 영화는 부성이 아닌 모성과 모계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정서를 포착한다. 연출을 맡은 박강 감독은 7년 전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지난 17일 언론시사회에서 말한 바 있다. 지인 문상 자리에서 출산 직후라 대신 조문을 부탁한 기억을 더듬으면서 믿음과 마음의 연결을 고민했다고 한다.
우진 역의 서현우나 세영, 예역을 도맡은 류아벨 간의 호흡도 뛰어난 편이다. 단조로울 수 있는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넣은 건 이 배우들의 내면 연기 덕일 것이다. 특히 그간 코미디, 스릴러 등에 감초처럼 역할을 다해온 서현우의 다양한 표정과 눈빛을 이번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1인 2역의 류아벨은 본인의 영정사진을 직접 들거나, 관에 들어가는 연기로 신선함을 담보한다.
이런 요소들로 <세이레>는 영화 자체가 품고 있는 소재나 주제의식보다 다분히 확장된 느낌을 준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작품은 국제영회비평가연맹(FIPRESCI)상을 수상하는 등 호평받기도 했다.
평점: ★★★☆(3.5/5)
영화 <세이레> 관련 정보 |
각본 및 감독: 박강 출연: 서현우, 류아벨, 심은우 제작: K'ARTS 배급: 트윈플러스파트너스㈜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2년 11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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