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가 병원 도착 전 사망… ‘뇌동맥류’가 머릿속 시한폭탄인 이유

전종보 기자 2022. 11. 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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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뇌동맥류는 뇌동맥이 갈라지는 부위의 혈관 벽이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전조증상이 없고 언제 파열될지 알 수 없어 ‘머릿속 시한폭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실제 뇌동맥류가 파열될 경우 약 15%는 병원 도착 전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이나 고령자, 동맥경화 병력이 있는 환자는 뇌동맥류 발병 위험이 높고, 고혈압과 흡연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뇌동맥류 발생 원인은 모두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진행된 여러 연구에 따르면, 뇌동맥은 구조적으로 힘을 받는 층이 얇아 동맥류 발생에 취약하다. 이로 인해 뇌동맥 혈관 벽에 높은 혈류의 압력이 지속적으로 전달되면 균열이 발생·반복되면서 동맥류가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뇌동맥류는 파열 여부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은 대부분 증상이 없다. 간혹 크기가 커지거나 모양이 변하면 주변 뇌와 뇌신경을 눌러 ▲안검하수(한쪽 눈이 안 떠지는 증상) ▲복시(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증상) ▲편측 안면통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두개강 안에 피가 차면서 뇌를 비롯한 구조물을 압박한다. 이를 ‘뇌지주막하출혈’ 또는 ‘뇌거미막하출혈’이라고 한다. 파열성 뇌동맥류 증상은 출혈량에 따라 두통부터 급사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실제 환자들의 표현에 따르면, 두통은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 듯한’ 양상을 보이며 메스꺼움과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간혹 출혈량이 매우 적은 경우 경미한 두통을 호소한다. 반면 출혈량이 많은 경우 의식저하, 혼수상태, 사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치료해도 사망하거나 후유증이 남을 확률이 높다. 뇌동맥류가 한 번 파열된 뒤 다시 파열되면 더욱 치명적이며, 혈관이 오그라드는 ‘혈관 연축’과 뇌실의 뇌척수액이 축적되는 ‘수두증’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크기가 매우 큰 동맥류, 직경 25mm 이상의 ‘거대 동맥류’의 경우 뇌를 압박해 인지 능력 저하와 치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뇌동맥류의 크기가 작거나 파열 위험이 낮은 부위에 위치하면 비교적 위험도가 낮다. 특히 상상돌기 주변이나 경막 외에 위치한 동맥류는 파열될 가능성이 매우 적다. 간혹 ‘접합부 팽대(큰 혈관에서 작은 혈관이 나오는 기시부가 넓어진 부분)’를 동맥류와 혼동하기도 하는데, 접합부 팽대는 동맥류가 아니므로 대부분 파열되지 않는다. 다만 접합부 팽대에서도 드물게 동맥류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추적 관찰은 해보는 게 좋다.

이미 파열이 발생했다면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 한 번 파열된 동맥류는 다시 터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반드시 정밀검사와 신속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발성 동맥류 환자에서 파열된 동맥류가 있었던 경우 ▲직경이 크거나 모양이 불규칙한 경우 ▲혹이 하나 더 달려있는 동맥류 등은 모두 위험한 동맥류에 속한다.

치료 방법은 혈관조영술을 통해 뇌동맥류의 자세한 모습을 보고 결정한다. 뇌동맥류 파열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혈관 내 치료인 ‘동맥류 코일 색전술’ 또는 개두술을 통해 직접 동맥류로 접근하는 ‘동맥류 경부 결찰술’을 실시해야 한다. 동맥류 코일 색전술은 혈관 속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개두술이 불필요하고 접근이 힘든 부위의 시술이 가능하다. 개두술에 비해 재원 기간이 짧은 것도 장점이다. 다만 간혹 재발되거나 파열됐을 때 조작이 어려울 수 있다.

동맥류 경부 결찰술은 재발률이 낮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며, 주변 미세혈관을 직접 관찰할 수 있고 수술 중 파열됐을 때 신속하게 대처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반면 개두술이 요구되고 시술자가 숙련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이성호 교수는 “뇌동맥류는 위험도가 높고 치료가 간단한 경우 치료를 받는 것이 좋지만, 반대로 위험도가 낮아 정밀검사나 추적 관찰이 필요 없는 경우도 많다”며 “동맥류에 대해 자세히 알아두면 불필요한 걱정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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