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애 원장의 미용 에세이] 보기에 심히 좋았더라

전병선 2022. 11. 1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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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는 그 자체가 예술이다.

여성들은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여성은 나이에 상관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여성의 의무이며 권리라고 생각한다. 여성 중에는 특별히 가꾸지 않아도 태어날 때부터 빼어나게 아름다운 여성들이 있다. 같은 여성의 눈으로 볼 때도 천부적으로 타고난 미녀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올 때가 있다. 그러나 심오한 향기를 내뿜는 수많은 꽃도 때가 되면 반드시 시들게 되고 시든 꽃잎이 떨어지면 원래의 아름다움이 없어진다. 타고난 미인이라고 늙지 않겠는가, 오히려 미인이기에 세월의 흔적이 더 강하게 두드러져 보인다.

집과 여성은 가꾸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느냐’라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그러나 예술의 힘은 나무 바가지도 쇠 바가지의 가치 창출을 해낼 수 있고 수박 중에도 더 화려한 일등품을 만들 수 있다.

중국의 문학 비평가이며 저명한 산문학자 임어당 작가는 60년대 전 (시민회관)이던 세종문화회관에서 강연 중, 이런 말을 남겼다. “여자는 여자에게 필요한 화장품의 구성과 숫자에 대하여 통달해야 하며 여성의 장신구에 대해 해박하지 못한다면 여자의 의무를 이미 상실한 사람이다.” 나는 그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날 그의 강의는 나의 직업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십여 년 전 고향에 3일간 미용 봉사를 갔다. 하루 50여 명씩 헤어컷과 펌을 해드렸다. 우리교회 미용봉사단 디자이너분들이 함께 최선을 다했다. 미용은 그 자리에서 눈에 보이며 확인되는 예술이니 구구한 변명이 필요 없다. 할머니부터 어린 학생까지 자신의 개성을 찾고 싶고 아름다움을 갈망한다. 내 손만 바라보며 기대하는 마음으로 순서를 기다리는 것이다. 더 아름다워지고 싶은 간절한 바람으로….

아름다움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면 겉으로 나타나는 육체적인 부분과 내면의 정신세계로 구분 할 수 있을 것이다. 육체는 영혼이 담긴 소중한 그릇이 틀림없다. 그래서 중요하고, 육체의 옷 속에 감추어진 영혼은 여러 모습의 통로를 통해 몸 밖으로 비치고 표출된다. 그래서 중요하다.

특히 육체를 경시할 수 없다. 우리의 겉모습은 때때로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육체 밖에서 영이 둥둥 떠다니게 창조하지 않으셨다. 육체는 영혼의 거처이며 안식처이다. 사람마다 지향하는 삶의 지표와 가치 기준이 언어와 행동으로 드러난다. 영혼의 깊이까지 모든 육체는 언젠가는 하나님 앞에 다 드러날 것이다.

우리 인생은 정함이 없는 시간 속에서 늙어가고 부실해져 간다. 육체를 다듬고 더 부지런히 더 성실하게 가꾸어야 할 것은 우리 몸을 성전이라고 하나님이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시편 139편은 “나를 지으심이 신묘막측하다”고 표현되었다. 우리 육체 속에 가장 소중한 영혼이 담겨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몸은 하나님의 걸작품인 것이다. 이렇게 소중한, 온 천하보다 귀한 육체가 날마다 소모되어간다. 날마다 낡아지며 쇠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 돌보아 주어야 하는 것은 우리들의 의무이며 책임이라고 말하고 싶다. 컴퓨터를 제조하는 회사가 하드웨어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속에 들어있는 소프트웨어가 소중하기 때문이리라. 소프트웨어인 내면의 가치를 더 높이고 그 가치에 대한 소중함을 더 돋보이려는 수단이 아니겠는가, 상품의 가치창출은 포장된 겉모습에서 결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나의 주장을 한낮 세속적으로 치부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아름다움의 능력은 인간에게 주신 최상의 선물이다. 인생 누구나 의, 식, 주 문제에서 벗어난 그 시점부터 좀 더 아름답게 살기를 원하는 것은 본능임을 누가 부정할 것인가.

우리 모두 비록 세상에 살고 있지만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은 선택받은 사람들이다. 모든 사람에게 천하보다 귀한 육체의 옷을 입혀 주셨다. 인생 누구나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피조물임을 부인 할 인생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천하보다 귀한 하나님의 창조물이기 때문이다.

우리를 만드시고 보기에 좋았더라고 하신 하나님이 우리 각 사람을 이름으로 기억하신다. 한 떨기 장미처럼 뿌리가 아닌 육체의 옷에서 풍겨나는 향기를 통해 장미꽃을 기억한다. 인생의 범사와 영혼까지 관통하심을 믿는 믿음을 가진 자들이 하나님의 사람들이다.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범사가 잘되고 강건하라.” (요한 삼서 2절 )

하나님이 오늘도 하나님 우편에서 우리를 위한 중보 기도를 쉬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이 경이로운 주님의 말씀을 사모하는 자들을 사랑하시는 주님,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다.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께서 변함없이 우릴 보기 좋았더라고 하실 것이다. 아멘!!

<호랑나비>

산 능선과 초원을 넘어
여기까지 날아와
징검다리 돌판 위에 앉았다

하늘은 어제보다 더 맑고
진한 햇살 등 뒤로
서늘한 바람 일어 오는데

나지막이 개울가에 날개를 펴고
도란도란 물소리에 취했나 보다
발걸음을 멈추고 섰다

아름다운 무늬
골드브라운 퍼플 블루블랙
가을 품위를 입었다
나비의 여왕인가

◇김국에 원장은 서울 압구정 헤어포엠 대표로 국제미용기구(BCW) 명예회장이다. 문예지 ‘창조문예’(2009) ‘인간과 문학’(2018)을 통해 수필가, 시인으로 등단했다.

정리=

전병선 부장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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