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가톨릭 고위 성직자 과거 성범죄 고백 잇따라

김현정 2022. 11. 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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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가톨릭 고위 성직자가 과거 저지른 부적절한 행위를 고백했다.

16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교구 대주교를 지낸 장피에르 그랄레(81)는 이날 성명을 통해 "1980년대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며 "내가 저지른 일을 깊이 후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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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교·추기경 등 성명 발표로 잘못 인정하고 용서 구해
“성학대 등으로 기소·징계된 프랑스 전현직 주교는 11명”
장피에르 리카르 추기경의 2005년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프랑스 가톨릭 고위 성직자가 과거 저지른 부적절한 행위를 고백했다. 16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교구 대주교를 지낸 장피에르 그랄레(81)는 이날 성명을 통해 "1980년대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며 "내가 저지른 일을 깊이 후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 시기에 자신이 "길을 잃었다"라고 말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잘못을 누구에게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랄레 전 대주교의 성명 발표 후 스트라스부르 검찰은 지난 1월부터 성범죄와 관련해 그랄레 전 대주교를 수사해왔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또 현 스트라스부르교구 대주교인 뤼크 라벨은 한 여성으로부터 그랄레 전 대주교에게 성학대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즉시 검찰에 알렸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프랑스 주교회의 의장 에릭 드 물랭 보포르 대주교는 루르드에서 열린 추계 정기총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성학대 및 관련 범죄 은폐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거나 교회 징계 절차를 밟게 될 프랑스 전현직 주교는 모두 11명"이라며 "이 가운데 전직 주교 6명은 이미 기소됐다"고 밝혀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 가톨릭교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보포르 대주교는 “혐의를 받는 주교들 가운데 일부는 사법 당국이나 교회 법원, 또는 양쪽 모두로부터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보포르 대주교는 이날 같은 자리에서 과거의 성학대 사실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내용을 담은 장피에르 리카르(78) 추기경의 성명을 대독했다. 리카르 추기경은 성명에서 "35년 전 신부 시절에 14살 소녀에게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을 했다”며 "내 행동이 그 사람에게 심각하면서도 평생 치유되지 않을 결과를 초래했기에 거듭 용서를 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기경은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 법의 심판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리카르 추기경은 2001∼2019년 보르도 교구 대주교를 지냈으며, 2006년 추기경으로 서임돼 2013년 교황 선출 회의인 콘클라베에 참가했다.

이에 교황청은 11일 리카르 추기경에 대한 조사에 조만간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자율성, 공정성, 경험을 갖춘 적임자를 찾는 대로 예비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AFP 통신은 그랄레 전 대주교와 리카르 추기경의 성범죄가 너무 오래 전에 발생한 일이라 검찰이 기소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프랑스 가톨릭 성학대 독립조사위원회(CIASE)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부터 2020년까지 70년 동안 최소 21만명의 성학대 피해자가 발생했으며, 약 3000명의 성직자와 수도자가 이 같은 범죄에 연루됐다. 또 교회가 운영하거나 교회 연계 기관에서 발생한 성학대까지 포함하면 피해 건수는 33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조사위원회는 성학대피해가 커진 데에는 가해 성직자가 기소되는 것을 막아온 교구의 구조적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말 파리대교구장 미셸 오프티 대주교가 교구 운영방식과 사생활 논란에 휩싸여 사임했으며, 크레테유교구장 미셸 상티에 주교도 지난해 6월 성범죄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이유로 교구장 직에서 물러났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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