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최소 5%까지 올라야"…장·단기 금리 역전폭 40년만에 최대

박병희 2022. 11. 18. 13: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대표적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미국의 기준금리가 최소 5%까지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Fed 인사들의 매파성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폭이 40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지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 미국 긴축에 대한 기대감이 완화되며 달러 강세 현상도 다시 나타나고 있다.

Fed 인사들 잇따라 매파 발언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불러드 총재는 이날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과거에 나는 4.75~5%를 말했는데 현재 분석에 따라 지금은 5~5.25%를 말해야 한다"며 "5~5.25%는 우리가 도달해야 할 최소한의 범위"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기준금리 최고치가 지난 9월에 4.6%였다며 불러드 총재의 발언이 시장에 타격을 줬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4%다.

심지어 불러드 총재는 최악의 경우 기준금리를 7%까지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Fed의 긴축은 충분치 않았다며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미네아폴리스 연은의 닐 카슈카리 총재도 이날 미네소타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2022년 경제 서밋에서 "수요가 균형을 찾을 때까지 Fed가 금리를 얼마나 더 올려야 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적어도 물가 오름세가 중단됐다는 점을 확인될 때까지 금리 인상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전날 기준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올라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4.75~5.25% 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골드만삭스 "미 금리 고점 5~5.25%"

잇따른 Fed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외신은 최근 미국 10년물과 2년물 금리 역전폭이 40년 만에 최대 수준이라고 전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10년과 2년 만기 국채 금리 역전폭은 1982년 2월18일 0.705%포인트까지 벌어진 바 있다.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365%,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3.694%로 마감돼 금리차가 0.671%포인트를 기록했다. Fed 홈페이지에 따르면 10년물과 2년물 금리차가 이날 0.66%포인트를 기록했고 전날 0.68%포인트로 역전폭이 더 컸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된다. 통상 장기 금리가 더 높은데, 기준금리 인상이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면 당장 통화정책에 더 민감한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더 빠르게 오르면서 장·단기 금리가 좁혀지게 된다. 침체 불안감이 극심해질 경우 지금처럼 역전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10년과 2년 만기 금리는 지난 7월 초 이후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미국 기준금리 고점 예상치를 기존 4.5~4.75%에서 5~5.25%로 상향조정하며 향후 12개월 안에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35%라고 추산했다.

다시 고개 드는 달러

Fed 인사들의 잇따른 매파 발언으로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뉴욕 증시는 지난주부터 이어진 강한 상승 흐름이 꺾이며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금리 인상 속도조절 기대감이 줄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약화한 탓이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0.35% 낮은 1만1144.96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도 0.31% 떨어졌다.

마크 해펠레 UBS 글로벌 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추가 긴축, 올 들어 금리 인상의 누적 영향은 경기침체 위험이 여전히 높음을 시사한다"면서 "지속적인 랠리를 위한 거시경제적 전제조건, 즉 금리 인하와 성장 및 기업실적의 저점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향후 약세장을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경제연구책임자는 "근본적인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다면 Fed가 경제를 예상보다 더 큰 경기침체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34% 오른 106.65를 기록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엔화, 유로화 가치는 각각 0.49%, 0.27% 떨어졌다.

반면 긴축에 따른 침체 우려로 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95달러(4.62%) 떨어진 배럴당 81.6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9월30일 이후 최저치다.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한 것 역시 봉쇄 가능성을 높이며 유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