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먹은 ‘할랄 방식’으로 만든 음식이란…

한승곤 2022. 11. 1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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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에서 허용하는 음식 … 고기 도축과 검수 무슬림이 관리
할랄식품 판매하는 식당 ‘할랄 인증서’ 받아야
세계 할랄 푸드 시장 2024년 1640조원으로 커질 전망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맞이했다. 오찬 대화가 이어졌으며, 음식은 '할랄 방식'으로 조리한 한식이라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한국 할랄인증원'에 따르면 할랄(HALAL)의 사전적 의미는 '허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슬람 경전 코란에 따르면 할랄은 '받아들일 수 있는, 허용된, 합법적인'이라는 뜻으로 알려졌다. 이 용어가 식품이나 기타 소비재와 접목됐을 때는 '무슬림이 사용하거나 소비하도록 허용된' 말로 통용된다. 그와 반대로 '하람(Haram)'이라는 말은 '금지된' 뜻으로 쓰인다. 무슬림에게 엄격히 금지되는 식품이나 소비재를 지칭할 때 사용되는 단어다.

할랄 식품에는 공식적으로 할랄 인증마크를 붙이고 있다. 비이슬람권 국가에서 이슬람권 국가에 음식 등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할랄 인증마크를 받아야 한다. 할랄식품을 판매하는 식당 역시 할랄 인증서를 받아야 한다. 할랄 인증마크는 이슬람권에서는 일종의 품질보증 마크인 셈이다.

할랄 식품은 소·양·낙타·닭·오리 등 가축, 우유와 벌꿀, 생선, 신선한 야채 및 과일, 밀·쌀·호밀 등 각종 곡물류, 견과류 등이 해당한다.

여기에 할랄식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식품의 종류뿐만 아니라 조리 과정도 중요하다. 고기의 경우 도축과 검수를 모두 무슬림이 맡아야 한다. 동물을 도살할 때는 '다비하'라는 규정된 도살 방법에 따라 전용 칼을 사용해 목 앞쪽과 경동맥 등을 깊게 절개한다.

이때 동물의 머리는 예배 방향에 놓는다. 허용된 동물 종은 '비스밀라(신의 이름으로)'라 외치며 도살해야 한다.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이 할랄의 도축 규정이다. 최근에는 동물을 도살하기 전 기절을 시키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본질적으로 스트레스가 적은 환경을 가축에게 제공해, 부드럽고 신선하며 더 맛이 있는 고기를 얻게 되는 셈이다. 이윤을 극대화하는 산업 시스템과는 대조되는 점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죽은 동물의 사체나 썩은 고기는 당연히 할랄 음식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이후 식품의 가공부터 포장, 보관, 운송 등 유통과정 전반에 걸쳐 하람 식품과 철저한 분리를 시킨다. 또 하람식품이 한번이라도 거쳐간 식기에서 조리되었다면 할랄식품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원칙적으로는 술도 하람으로 분류, 술과 알코올 성분이 포함된 에너지 음료 등에는 할랄식품 인증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할랄 식품 인증을 받은 한 식료품 가게에서 소비자가 음식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할랄 식품 시장은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 지난해 1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할랄 소비재 수출시장 현황 및 수출확대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약 21억명으로 이는 전 세계 인구의 25%에 해당한다. 할랄시장 규모는 2018년 2조2000억달러에서 2024년 3조2000억 달러로 연평균 6.2% 늘어날 전망이다.

다이나 스탠다드 리서치가 발간한 '2020, 2021 글로벌 이슬람 경제보고서'는 전 세계 할랄 푸드 시장이 2024년 164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중국 식품 시장의 1.6배, 미국의 1.7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미 할랄 식품은 미국의 월마트, 네슬라 등도 할랄 기준에 맞춰 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아예 할랄 이유식도 영국과 미국에서 무슬림을 위한 소비자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 한국할랄인증원(KHA), 국제할랄인증지원센터(IHCC), 할랄협회(KOHAS) 등 할랄인증기관들이 국내 기업의 할랄식품 해외 수출을 지원하는 등 할랄시장에서의 K-푸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할랄푸드 최대 소비국인 말레이시아(1위)와 인도네시아(2위)에 대한 식품 수출 실적은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할랄인증의 한국 라면이나 떡류들도 수출 증가세를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슬림인에게 이미 인기가 많은 삼양식품이 내놓은 '하바네로 라임 불닭볶음면'은 할랄 푸드지만 미국 현지인의 입맛에 맞춰 개발했다.

한국관광공사는는 무슬림 관광객들이 종교적 신념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식당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유형별로는 △외부 인증기관이 인증한 식당 '할랄 공식인증' △운영자가 직접 할랄이라고 밝힌 식당 '자가인증' △율법에 어긋나지 않는 메뉴를 일부만 제공하는 식당 '무슬림 프렌들리' △돼지고기가 섞인 재료를 쓰지 않는 식당 '포크 프리' 등 4개가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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