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과 개그맨의 만남,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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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모자산책> 포스터 |
ⓒ 하준사 |
조성규는 한국 영화계에서 특수한 위치를 점한 영화인이다. 영화 투자배급사 겸 제작사인 스폰지이엔티 대표이자 독특한 색깔의 영화를 만드는 그는 어느덧 아주 적지만은 않은 팬을 보유한 감독으로 자리 잡았다.
강릉 여행을 부추기는 영화로 꾸준한 관심을 받는 <맛있는 인생>으로 2010년 데뷔한 이래, 2012년 <설마 그럴리가 없어>와 <내가 고백을 하면>, 2013년 <산타바바라>, 2014년 <플랑크 상수>, 2015년 <어떤 이의 꿈>, <두 개의 연애> 등 매년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이후에도 코로나 기간을 포함해 매년 한 편 이상의 작품을 내놓은 조성규는 수많은 작품들로 저만의 색채를 발하며 영화 팬들에게 조성규의 영화란 무엇인지를 입증해나갔다. 기승전결이 확실하거나 규모가 크거나 한 영화가 아니기에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지는 못했으나 그의 스타일에 매료된 이들이 조성규의 영화를 찾아본다 말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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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모자산책> 스틸컷 |
ⓒ 하준사 |
아이돌, 개그맨 내세운 조성규 신작 개봉
그런 조성규의 시작이 수능일인 이달 17일 또 한 편 선보였다. 이번엔 옴니버스 영화로, 아이돌그룹 인피니트 출신 이성종과 저예산 영화 <오프라인>으로 가능성을 보인 김혜나, KBS 2TV <개그콘서트>의 '니글니글' 코너로 유명했던 개그맨 이상훈, 중견배우 윤예희 등이 두루 출연한다. 조성규 감독의 장점 가운데 하나가 배우의 색채를 그대로 드러낸다는 점이기에 이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관객에겐 제법 흥미로운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는 모두 세 편의 단편으로 꾸려졌다. 첫 이야기는 모자가 운영하는 펜션에 유명한 여배우가 놀러 오며 빚어지는 소동극이다. 여배우가 잠시 출타한 사이 주인 모자가 여배우의 고양이를 잃어버리고 이를 무마하려는 이들이 마주하는 위기가 흥미롭게 그려진다. 고양이를 가족처럼 끔찍이 여기는 여배우와 영화 촬영을 차질 없이 진행하려는 감독, 문제를 해결하려는 펜션 업주의 모습이 절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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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모자산책> 스틸컷 |
ⓒ 하준사 |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 어느새 중독된다
마지막 이야기는 '엄마'와 '아들'을 각기 인터넷 아이디로 쓰는 남녀의 만남이다. 동반자살을 위해 만난 이들이 함께 펜션에서 밤을 지내는 가운데 예상치 않은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며 계획은 마음처럼 진전되지 못한다.
영화는 조성규의 전작들이 그렇듯 가볍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충분히 진지해지지 못하는 이야기가 아쉬운 이들도 적지는 않겠으나 가벼우면서도 분명한 감상을 일으키는 조성규 식 영화를 보고 싶은 이라면 그 스타일만큼은 제대로 드러난 영화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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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모자산책> 스틸컷 |
ⓒ 하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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