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단기 조정 중…장기 폭락 없다

정다운 2022. 11. 17.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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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 대예측 2023] 부동산 전망
밑그림 나온 목동…재건축의 반전?
서울시는 지난 11월 9일 양천구 목동 재건축 밑그림 격인 ‘목동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결정안’을 통과시켰다. (매경DB)
부동산 시장에서 2022년은 온탕에서 냉탕으로 옮겨 간 변곡점 같은 한 해였다. 지난 몇 년 동안 무섭게 치솟던 집값과 전셋값은 올 하반기 들어 동반 하락하고 거래는 자취를 감췄다. 서울, 수도권, 지방 할 것 없이 호가를 크게 낮춘 급매물이 많았던 단지를 중심으로 역전세, 역월세, 깡통전세가 등장했다. 청약 시장에서는 미달이 나기 시작했고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미입주 가구가 늘어나거나 아예 계약을 하지 않는 경우도 속출했다. 조정기를 넘어 침체기로 향하는 모양새로 꽁꽁 얼어붙은 채 추락하고 있다.

2023년에도 올해와 같은 흐름이 계속될까.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부동산 시장 약세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최근 몇 년간 집값 상승 피로감이 지속된 데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글로벌 경기 둔화 등도 겹쳐 현 상황을 반전할 요인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다. 수요자들이 높은 이자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로 무리하게 집을 사기는 어려운 만큼 저조한 주택 거래와 가격 약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그렇다고 집값이 내년 한 해 내내 마냥 하락할, 더 나아가 추가 폭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내년부터는 기준금리 상승세가 멈출 가능성이 열려 있고, 내년 상반기까지 집값이 하락 조정기를 거치고 나면 부동산 투자 수요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논리다.

기준금리와 원자잿값 인상, 경기 침체 우려 등 대내외적 위기로 순식간에 조정 국면을 맞으면서 공급 대책이 탄력을 못 받는다는 관측도 집값이 마냥 추락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건설 자재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늘었고 글로벌 공급망 문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까지 겹치면서 건설 자재 가격, 인건비 등 관련 비용 증가는 공사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나 정비사업 조합 입장에서는 주택 분양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다 보니 부족했던 공급이 해소되기 힘들다”면서 “신규 주택 공급이 지연되면서 그 기간이 누적되면, 비록 2023년은 아니더라도 미래 시점에서 마치 스프링처럼 그만큼의 가격으로 반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재건축 수요 식지 않는다

▷안전진단·분상제 추가 규제 완화 관건

한편 부동산 시장에서는 약세장이 본격화하자 정부가 발표할 재건축 규제 완화 수위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사실 재건축 시장은 새 정부가 출범한 올 5월부터 빠른 규제 완화를 기대했지만, 가격 상승을 우려한 정부의 속도 조절 분위기가 반영되며 주춤한 상황이었다. 지난 8월 정비사업 등 공급 정책 방향이 발표되기는 했으나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는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9월 등장한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 방안’도 마찬가지였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재건축 사업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만큼 폐지 주장이 많았지만 결국 개발이익 환수가 정당하다는 논리에 묻혀버렸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하면서 정부로서는 규제를 완화해 집값을 자극한다는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냈다. 그동안 재건축 아파트 역시 적극적인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은 채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호가가 하락했는데, 내년 관련 규제 완화가 어느 정도 이뤄지느냐에 따라 재건축 시장 판도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재건축 시장을 좌우할 변수는 안전진단,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이다.

일례로 안전진단은 재건축 사업 중에서도 초기 단계인데 서울에는 아직 안전진단도 통과하지 못한 단지가 많다. 번번이 안전진단 문턱에서 고배를 마실 때마다 재건축 사업도 당초 계획보다 1~2년씩 지연되고 있다.

그나마 반가운 소식은 지난 11월 9일 서울시가 목동 재건축 밑그림 격인 ‘목동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결정안’을 통과시켰다는 점이다. 총 2만6629가구 규모 목동신시가지1~14단지를 5만3000여가구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시키는 계획이다. 역대급 규모의 목동지구 재건축 사업이 심의를 통과하면서 다른 노후 지역 재건축 단지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지난 8월에는 영등포구 여의도 공작아파트도 재건축 심의를 통과했고 지난 10월에는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도계위 심의를 통과했다. 지난 11월 7일에는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됐다.

주요 단지 재건축에 줄줄이 물꼬가 트이면서 노원구 상계동 등 남은 노후 재건축 단지들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안전진단을 통과하더라도 재건축 완공까지는 대략 10년이 걸린다”며 “안전진단 허들을 낮춰 사업 공백기를 최소화하는 것이 공급 확충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지식산업센터는 인기 시들

섹션 오피스·창고 임대 눈여겨볼 만

2023년 수익형 부동산 시장 흐름은 괜찮을까.

한때 주택 대체 투자처로 통했던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도 올해는 한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금리 인상에 따라 수익률이 감소했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여파로 거래량 자체가 크게 줄었다. 2023년에도 수익형 부동산은 약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 여파로 금융 상품에 비해 상가나 꼬마빌딩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는 데다 수요자가 ‘영끌’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당분간 매수 심리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거래가 위축된 만큼 수익형 부동산도 침체를 피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추가 가격 조정도 불가피하다.

상품별로 보면 상가는 그동안 공실은 늘고 임대료는 낮아지는 악재가 몰린 탓에 2023년에도 높은 투자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코로나 엔데믹 기대감으로 강남, 광화문 등 핵심 상권은 상가 임대 회복 조짐을 보이며 수요가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상가에 투자할 요량이라면 프랜차이즈 업종이 임대된 ‘선임대 후분양’이 부동산 침체기에는 상대적으로나마 안정적인 투자용 부동산으로 꼽힌다.

‘틈새 수익형 상품’으로 주목받는 섹션 오피스(소형 사무실)와 레지던스는 공실률이 양호한 지역에서 인기를 끌 전망이다. 코로나19 전후로 매매 가격은 오른 반면 임대료 수준은 제자리에 머물렀다. 하지만 건축 원자재 가격과 물가 상승은 사무실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2023년에는 창고 임대 사업도 꾸준히 눈여겨볼 만하다. 온라인 상거래 확대와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물류센터 중요성이 대두된 데다 신선식품 수요가 급증해 콜드체인 창고 유통 시장이 커지고 있다. 창고 임대업은 공사비 상승과 인허가 규제 강화로 개발원가가 상승해 이미 완공된 물류 자산 선호도가 높아졌다. 서울 접근성이 높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기존 중소형 창고 가치가 상승하면서 안정적인 임대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84호 (2022.11.16~2022.11.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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