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관객 나오길" 프란치스코 교황이 응원한 한국 영화

김다영 2022. 11. 1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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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 뉴 시노드 홀에서 열린 한국 영화 '탄생' 시사회에서 박흥식 감독과 배우 윤시윤 등 주·조연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에서 진행된 한국 영화 '탄생' 시사회에서 "천만관객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교황청 뉴 시노드 홀에서는 한국 가톨릭 첫 사제인 성 김대건(1821∼1846) 신부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탄생'의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를 위해 바티칸에 방문한 박흥식 감독과 윤시윤, 윤경호, 이문식, 신정근, 김광규, 김강우 등 배우들은 교황청 바오로 6세 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교황은 이번 개별 알현을 주선한 유흥식 추기경으로부터 영화의 기획 의도를 들은 뒤 "한국의 위대한 예술가들이 김대건 신부에 관한 영화를 만든 것이 인상적"이라며 "제가 여러분들의 방문으로 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영화를 찍으며 아름다운 그리스도인, 인간으로서 아름다웠던 분의 삶에 대해 연구와 공부한 건 여러분들에게도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드러내며 "한국인은 미소를 지을 줄 아는 민족으로 그 미소는 화장을 많이 한 미소가 아니라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 태어난 미소"라고 말했다. 이어 "비극적인 전쟁의 아픔 속에서도 근면한 한국인은 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항상 웃으면서 그 일을 했다"면서 "여러분의 미소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핼러윈 축제 때 한국의 많은 젊은이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일을 여전히 가슴에 품고 있다"며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참석자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고 악수하며 축복의 메시지를 전했다. 영화 '탄생'의 관계자가 흥행에 대한 소원을 말하자 교황은 "천만 관객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영화 탄생은 오는 30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국내 개봉 전 가톨릭의 본산인 바티칸시국에서 최초로 시사회가 열린 것도 이례적이지만, 뉴 시노드 홀에서 시사회가 진행된 것도 매우 특별하다고 주최측은 전했다. 뉴 시노드 홀은 추기경 회의 등 교황청에서 가장 중요한 회의가 열리는 곳이다.

관객석에는 유흥식 추기경과 교황청 장관 및 고위 성직자, 여러 대사와 로마에 체류 중인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고, 가운데 관객석 외교관들의 자리에서는 이탈리아어로 "Viva chiesa Coreana!(한국 교회 만세)"라는 외침이 나오기도 했다.

교황청 대심법원 차관 안드레아 리파 주교는 "한국 교회에 대해 영화화해줘 감사하다"고 전하며 "영화 자체도 훌륭했다"고 평했다.

영화 '탄생'은 조선에 천주교와 함께 근대 문물을 전하고자 했던 청년 김대건의 삶과 죽음을 다룬 작품이다. 한국인 최초로 사제 서품을 받은 김대건 신부는 26살의 젊은 나이에 순교했다. 영화는 종교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조선의 근대를 열어젖힌 시대의 선각자, 청년 김대건의 삶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낸다. 박흥식 감독은 "젊은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 영화로 우리가 김대건 신부님을 영화로 만든 이유는 우리 시대가 김대건 신부님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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