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청약통장이 필요한 이유_돈쓸신잡 #72
역사는 사이클이다.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다. 집값은 대략 10년 주기로 하락, 조정, 상승기를 거치며 결과적으로 우상향했다. 10년 전인 2012년은 어땠을까. 당시에도 금리 인상, 경기 침체 영향으로 집값이 직격탄을 맞았다. 강남 아파트 가격이 1년 만에 반 토막이 날 정도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었다. 당시엔 집을 산다는 행위 자체가 매우 위험한 베팅이었다. (물론, 결과적으로 보면 그 시기에 집을 사서 버틴 사람들은 승자가 됐다) 올해 분위기 역시 2012년과 비슷하다. 금리가 오르고 경기가 얼어붙으며 지난 몇 년 동안 뜨거웠던 부동산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정부 입장에서는 집값이 너무 빠르게 치솟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 역시 반길 수는 없다. 경제적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부동산 규제를 하나둘 제거하며 집값 연착륙을 유도 중이다. 내 집 마련이 필요한 실수요자를 위한 정책도 확대하는 중이다. '언젠간 내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부동산 정책 변화를 정리해 봤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부동산 규제 지역 내에서도 일괄적으로 LTV를 50%로 상향하기로 했다. 집값의 절반을 대출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집값이 9억 미만일 땐 LTV가 40%로 제한됐고, 9억 초과분에 대해선 20%만 허용해줬다. 15억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아예 대출 자체가 나오지 않았는데, 이 규제 역시 풀린다. 또한 서민 실수요자에겐 LTV 규제를 최대 70%까지 풀어준다.
물론, 소득 대비 지나치게 많은 대출을 낸 경우 집값이 떨어지면 경제적 타격이 크다. 그래서 적절한 대출 규제 허들이 필요한 건 맞다. 또한 개인 차원에서도 대출을 받기 전에 자신의 소득으로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 판단하는 것은 필수다. 영끌 역시 치밀한 재무 전략이 필요하다.
안심전환대출이란 변동금리 주택 담보대출을 최저 3.7%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게 해줄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요즘 금리를 고려하면 파격적인 혜택이다. 서민들이 집을 살 때 주로 이용하는 보금자리론 상품보다 금리가 더 낮다.
다만, 안심전환대출을 이용하기 위한 조건이 깐깐했다. 부부 합산 연 소득 7000만 원 이하, 집값 4억 원 이하에 해당해야만 신청할 수 있었다. 수도권 집값 평균이 6억 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비수도권에 사는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었다. 최근 정부는 이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부부 연 소득 1억 원 이하, 집값 6억 원 미만으로 문턱을 확 낮췄다. 대출 한도 역시 2억 5000만 원에서 3억 6000만 원으로 확대했다. 내년엔 이 기준을 더 낮춰서 9억 원 이하 주택까지 혜택을 주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만약 본인이 안심전환대출 조건에 해당된다면 이 상품은 이용하는 편이 좋다. 훗날 시중은행 금리가 다시 내려가서 안심전환대출 고정금리보다 낮아진다면 그때 가서 다시 은행 대출로 갈아타면 되기 때문이다. 중도상환수수료도 없다.
물론, 이 금리 역시 만족스럽진 않다. 다만 청약통장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청약'이다. 한국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집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청약에 당첨되는 것이다. 그래서 청약통장은 비장의 카드라고 생각하며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로 사회 초년생을 위한 주택 공급 정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향후 5년 내 공공 분양 방식으로 전국에 50만 호가 공급되는데 이 중 70%가량이 청년층 몫이다. 혜택도 파격적이다. 분양가를 시세의 70%~80% 이하로 책정하고, 대출은 최대 5억까지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대출 금리가 1.9%~3%다. 당연히 공공 분양에 도전하기 위해선 청약저축 통장이 있어야 하며, 납입 기간이 길수록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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