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미쳤어요"…요즘 교실 퍼지는 충격의 '이태원 압사 놀이'
“반 애들이 미친 것 같아요. 쉬는 시간에 ‘살려달라’며 이태원 놀이 했음요.” “우리 학교에서만 이태원 압사 놀이 하나요?”
10대가 선호한다고 알려진 SNS인 틱톡에는 최근 ‘이태원 놀이’ ‘이태원 참사 놀이’ 등과 같은 해시태그(#)를 달고 이 같은 글이 줄 잇고 있다. 이태원 놀이란 과거 ‘햄버거 게임(놀이)’으로 불리던 것으로, 적게는 수명에서 많게는 수십명이 층층이 몸을 쌓아 밑에 있는 이들을 몸무게로 압박하는 행동을 뜻한다. 158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 이후 초·중·고 남학생 사이에서 위험천만한 ‘이태원 놀이’가 확산되고 있다.
참사 뒤…‘이태원 놀이’ 번지는 교실
“장난 아니면 죽음”…관련 교육 전무?
사회적 트라우마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지만, 학교에선 사회적 참사를 받아들이는 자세와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이나 지도가 사실상 전무한 게 현실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서울 내 초·중·고에 ‘압사 사고 예방·대처를 위한 행동요령’을 공문처럼 전달했으나 말 그대로 유사 사고 발생 시 행동 요령일 뿐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따로 내려온 지침이 없어 (햄버거 놀이 등) 학교생활 관련 주의 사항은 배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학교 안전교육 7대 표준안’(표준안)에 안전 수칙 외에도 SNS·언어 사용 등 학생들이 주의해야 할 여러 내용을 포함할 방침”이라는 정도의 반응이다. 그나마도 교육부가 개정 중인 ‘표준안’은 내년 3월 신학기부터 현장에 적용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참사를 희화화해 소비하지 않도록 견인하는 교육이 시급하다고 설명한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앞뒤 맥락 없이 편집된 참사 영상 등이 SNS를 타고 퍼지고 있는 만큼 학생들이 왜곡된 인식을 갖게 될 우려가 크다”며 “집단적 트라우마가 이미 확인되고 있는데도 학생들이 참사를 어떻게 수용하고 인식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한때 유행했던 ‘자살 놀이’처럼 10대들은 모방 심리가 크기 때문에 일단 유행이라고 하면 부작용에 대한 생각 없이 따라 하곤 한다”며 “‘나는 저들과 달리 이런 걸 해도 괜찮다’는 식의 우월 심리까지 겹쳐 놀이가 더욱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햄버거 놀이와 같은 그릇된 행동은 SNS나 미디어를 통로로 10대 사이에서 퍼져나간다”라며 “학생들이 이 같은 분위기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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