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 앞에 펼쳐진 바다... 모노레일 타고 올라오세요
[글 정경숙 사진 류창현·전재천]
▲ 강화 화개산 모노레일 |
ⓒ 전재천 포토디렉터 |
이제 인천 화개산에서 교동도 여행의 마침표가 찍힐 듯하다. 모노레일을 타고 화개정원을 지나 전망대에 오르는 여정은 여행자의 마음을 끌어당기기 충분하다. 목적지 끝에는 가마득히 높던 하늘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가을이라지만 유난히도 맑은 날. 2.5km 바다를 사이에 둔 북녘땅이 손에 잡힐 듯하다. 우리가 사는 이 땅은 숨 막히도록 아름답다.
산을 오르는, 새 길
교동도 화개산으로 오르는 새 길이 열렸다. 해발 260m, 화개산은 교동도에서 가장 높지만 산세가 완만하고 너그럽다. 슬슬 걸어 올라도 두 시간이 채 안 걸린다. 걸어도 즐겁지만 탈것에 몸을 실어도 기분이 새롭다. '강화 화개산 모노레일'. 섬의 새로운 즐길 거리를 벌써 알고 평일인데도 사람이 모여 들었다. 나이 든 어르신들과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관광객이 눈에 띈다.
노란색 모노레일 열차가 반갑다. 열차는 5분마다 승차장에서 사람들을 싣고 길을 나선다. 느릿느릿, 구불구불 산길을 오른다. 유리창 너머로 막 고운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나무숲이 스쳐 지난다. 그 사이로 가을 햇살이 찰랑이며 부서져 내린다. 오르막길에 들어서자 몸도 따라서 기우뚱, 까르르 웃음이 터져 나온다.
▲ 햇살에 젖어 빛나는 교동도 앞바다 |
ⓒ 전재천 포토디렉터 |
▲ 화개산 전경. 레일 끝에 전망대가 솟아 있다. 남쪽, 아름다운 우리 땅과 바다를 향한 방향이다. |
ⓒ 류창현 포토디렉터 |
하늘, 더 가까이
하늘과 가까운 곳에 다다랐다. 열차가 멈춰 섰다. 20분 남짓, '지상에서 영원'까지의 여행은 짧게 끝났다. 현재 화개산 정상에는 전망대를 조성하는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올해 말이면 세상에 위풍당당한 모습을 선보인다.
강화군에 허락을 구하고 공사 중인 전망대에 미리 올랐다. 순간, 가슴이 두근거린다. 온통 파란 세상이 시야를 압도한다. 32m 높이다. 가마득히 높던 하늘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15층 아파트 꼭대기 높이에서 투명유리 바닥 아래로 펼쳐진 세상은 보는 것만으로 아찔하다. 살얼음을 밟듯이 구름 위를 걷듯이, 그 위를 걷는 기분이란.
▲ 이달 임시 개장하는 화개정원 |
ⓒ 전재천 포토디렉터 |
▲ 올해 말 완공을 앞둔 화개산전망대. 32m 높이의 스카이워크형 전망대다. |
ⓒ 전재천 포토디렉터 |
▲ 화개산을 오르는 모노레일 열차 |
ⓒ 전재천 포토디렉터 |
▲ 화개산을 따라 이어진 모노레일 길 |
ⓒ 류창현 포토디렉터 |
여행은 계속된다
올라오면 내려가기도 해야 한다. 우리네 인생사의 높고 낮음,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것처럼. 산에서 내려갈 때는 모노레일을 타는 대신 걷기로 했다. 그 길, 떠날 때의 두근거림은 없지만 위로와 격려가 발걸음을 함께 맞춘다. 느리게 걷다, 잠시 서서 긴 호흡을 내쉰다.
햇살이 스러지면 철책을 두른 채 저 멀리 물러나 혼자가 되는 섬, 교동도. 이 섬에 오면 닿을 수 없는 북쪽 땅만 하염없이 바라보곤 했다.
오늘은 하늘 가까이 올라 시선을 남쪽으로 돌렸다. 우리가 지금 발 딛고 선 땅이 이토록 아름답다는 걸, 내게 허락된 모든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문득 깨달았다. 삶을 온전히 느끼고 사랑하게 됐다. 하루가 채 안 되는 짧은 여정. 낯선 여행지에서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 화개산 전경. 북녘땅과 바다를 향한 방향이다. |
ⓒ 류창현 포토디렉터 |
- 강화군 정원관리사업소(문의 032-932-2336·2337)
- 강화 화개산 모노레일(인천시 강화군 교동면 교동동로 471번길 6-60, 문의 032-933-3300)
▲ 화개산 모노레일 취재 영상 섬네일 |
ⓒ 굿모닝인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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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시에서 발행하는 종합 매거진 <굿모닝인천> 2022년 11월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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