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이재명, 반도체특별법 통과 의지 있나…첨단산업 망치는 이들이 '매국노(埋國奴)'"
"정부·여당, 야당에 설득할 정치력·의지 없고 야당은 與특위서 만들어 통과시켜주기 싫은 것"
"첨단산업 망치는 자, 국가 미래 매장"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양향자 의원(무소속)이 14일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국가첨단산업특별법, 일명 K칩스법·반도체특별법) 일부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지지부진한 상황에 대해 "한시가 급하다"면서 조속한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이날 양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의 미래를 망치는 매국노(埋國奴)'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말했다.
양 의원은 "산업 발전 없이 경제도, 미래도 없다"며 "첨단산업을 사수·육성하지 못하면 미래를 땅에 파묻는(埋)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매국노의 '매(賣)'를 '팔다'라는 뜻이 아닌 '땅에 파묻는다'는 의미의 '매(埋)'로 바꿔쓰고 "첨단산업을 망치는 자들은 국가의 미래를 매장하는 매국노(埋國奴)"라고 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에는 3가지 이런 매국노가 있다"면서 먼저 "첨단산업 정책을 정치적 거래에 사용하는 자"라고 꼽았다.
양 의원은 "지난 8월 발의된 국가첨단산업특별법(K칩스법, 반도체특별법)이 상임위에 아직 계류 중"이라며 "규제개혁, 투자촉진, 인재육성 등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한 최소한의 방안이 담겨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많은 언론이 이를 비판하고, 내가 인터뷰마다 피를 토하지만 마이동풍"이라면서 "가장 큰 이유는 지금 여야가 깊은 갈등 상황이라는데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부 여당은 이 법안 통과를 야당에 설득할 정치력과 의지가 없고, 야당은 '국힘 좋은 일', 즉 여당 특위에서 만든 특별법을 통과시켜주기 싫은 것"이라면서 "이게 '누구 좋으라고?' 할 법안인가. 첨단산업 발전이 특정 정당의 목표인가"라고 반문했다.
양 의원은 "내가 만나본 산자위의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법안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충만했다"면서 "그러나 당 차원의 부정적 기류를 솔직하게 말씀하시는 분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이 대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반도체 특별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통과 의지가 있는가? 그렇다면 언제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양 의원은 "정부의 무능을 비판만 하고, 대안을 못 내놓거나 대안이 있는데도 실행하지 않는다면 이것이야말로 그가 민주당을 자기보호를 위한 정쟁의 수단으로 여긴다는 방증"이라면서 "'이재명의 방탄 정치'라고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대기업과 특정 산업 특혜라며 갈라치기하는 자', '국토균형발전론을 오남용하는 자'도 앞서 말한 3가지 부류의 매국노라면서 "반도체산업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추락한다면, 우리 역사에 영원히 매국노(埋國奴)로 박제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의 반도체는 현재 5nm이하 첨단 반도체생산 기술에서 미국과 중국이라는 초강대국 사이에 끼어 경쟁하고 있다. 두 나라의 싸움과 그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우리는 우리대로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대만은 미국 TSMC 공장에서 2026년부터 3nm 반도체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고, 일본도 2030년 전까지 2nm 이하 개발 및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이들 경쟁국들은 국력을 총동원해 자국의 미래를 지켜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하루하루 애가 탄다. 산업 현장의 심정은 어떨까"라고 되물으며 "거듭 촉구하건대, K칩스법을 곧바로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이유로든 국회 통과를 막는다면, 그자는 공공의 적이다. 이 글을 읽고 뜨끔하다면, 바로 당신이 매국노(埋國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가첨단산업특별법은 올 2월 제정돼 8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양 의원은 여기에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한 방안 등을 담은 일부 개정안을 발의, 지난 9월 전체회의에 상정돼 오는 22일 법률안 심의가 예정돼 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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