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평행선...與 “수사부터” vs 野 “병행 가능”

김효성, 강보현 2022. 11. 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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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김진표 국회의장(가운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이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추진 여부를 놓고 협상에 나섰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만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대해 협상을 벌였다. 주 원내대표는 1시간 동안의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신속한 강제수사를 하고 있다. 국정조사는 정쟁만 유발하고 수사를 방해할 뿐”이라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사고 원인 등이) 나올 만큼 다 나왔기 때문에 국정조사는 지금으로서는 불필요하다”고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국정조사와 관련한 당내 중진 의원과의 회동 결과에 대해서도 “국정조사는 민주당이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해 장외투쟁까지 하는 상황에서 정략적 목적의 요구이기 때문에 ‘단호히 참여하지 않는 게 맞다’는 결론이 압도적”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는 검찰의 압박을 받는 이재명 대표를 엄호하려는 의도이기 때문에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 주호영 원내대표, 김진표 국회의장,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진성준 원내수석. 김성룡 기자


반면 박홍근 원내대표는 회동 후 “국정조사는 재발방지책도 마련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며 “‘강제수사와 국정조사는 선후(先後)를 가릴 게 아니라 동시에 가능하다’는 입장을 주 원내대표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께는 ‘국정조사를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요구하는데도 거부한다면 국정조사법에 규정된 대로 절차에 따라 특위 구성, 특위계획서 작성에 착수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24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당이 끝내 참여를 거부하고, 여야 합의를 중시하는 김진표 의장이 국정조사 계획서 처리를 거부하면 민주당으로선 손쓸 방법이 없다. 이에 민주당은 현재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 추진을 위한 서명운동을 지속하면서 여론전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새해 예산안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회동 모두발언에서 주 원내대표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꼭 필요한 예산에 대해 각 상임위원회가 예산 심의과정에서 너무 칼질을 많이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자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이전하지 않았다면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될 국민 혈세가 있다”며 “국회가 예산심사 과정에서 따지지 않으면 언제 따지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김효성·강보현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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