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르다? MBC 논란에도 용산이 기대하는 '순방 효과'

박태인 2022. 11. 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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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3일 인도네시아 발리 응우라 라이 국제공항에 도착, 환영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내에서 조심스럽게 ‘순방의 플러스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앞서 6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순방과 9월 뉴욕 순방에서 전임자들과 달리 순방 뒤 지지율이 오르는 이른바 '순방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민간인 동행과 비속어 논란으로 오히려 지지율이 빠지기도 했다. 이번 순방에선 ‘MBC 전용기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미와 한·일, 한·미·일 등 정상회담과 공동성명이 순조롭게 발표되며, 외교적 성과가 일단 부각되는 모양새다.


尹, 이번엔 순방 효과 거둘까


대통령실에서 ‘순방 효과’에 주목하는 건 윤 대통령이 16일 귀국한 이후 국면 전환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애도와 수사라는 키워드가 순방 전 이태원 참사 국면을 주도했다면, 이젠 예산과 법안을 두고 거대 야당과의 총력전을 마주한 상황이라서다. 여기서 ‘순방 효과’는 여권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해주는 마중물이 될 수도 있다고 대통령실은 기대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이젠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거기엔 예산과 법안 통과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내부에선 정부나 여당이 낸 법안마다 줄줄이 퇴짜를 놓는 야당에 대한 강한 불만의 기류도 읽힌다. 여야 간 합의가 불발된 4조 원대의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도 곧 발송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자신들이 여당일 때 추진한 법안도 정부 입법이란 이유로 신경도 쓰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세금 문제는 법안 통과 없이 국민에게 어떤 혜택도 안겨드릴 수 없다”고 답답해했다. 이에 여권 내에선 “예산과 법안을 함께 묶어 야당과 협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고위 당정 협의체에서 관련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野 “이상민 경질” 與 “곧 정진상 조사”


하지만 대통령실 뜻대로 국면이 전환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히 야당에선 당장 ‘폼나게 발언’ 논란에 휩싸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 또 국정조사의 수용을 요구하고 있어 대치 국면이 길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설령 하락세는 꺾였을지라도 30%대에 머무는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도 대통령실과 여권에겐 부담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야권과의 대화나 협상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국민의힘 초선의원)는 주장이 나온다. 소위 '이재명 사법 리스크'가 극대화된 국면에서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정무실장이 이르면 15일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야당에 불리한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굳이 먼저 손을 내밀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야당이 요구하는 이 장관의 경질 가능성에 대해 “정무적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고 누누이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기와 관련해선 “아직 그런 부분까진 특정해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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