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대란 위기…“당화혈색소 검사, 국가건강검진 포함해야”

민태원 2022. 11. 14. 15: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당뇨병학회, 국민인식 조사…2~3개월 평균 혈당수치 파악 중요
86.7% “당뇨는 심각한 병”…64.4%는 “당화혈색소 뭔지 몰라”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뇨병 2차대란 위기 관리를 위한 정책 포럼.

국민 10명 가운데 9명 가까이는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당뇨병 진단에 필수적인 ‘당화혈색소’에 대해서는 10명 중 6명 이상이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숨어있는 당뇨병 환자를 찾아내고 당뇨 고위험군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당화혈색소에 대한 국민 인지도를 높이고, 현재 공복혈당 측정만 하고 있는 국민건강검진 항목에 당화혈색소를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대한당뇨병학회가 20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뇨병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7%가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심각 53.5%, 매우 심각 33.2%). 이런 경향성은 전 연령층에서 동일했다.

이처럼 당뇨병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과는 대조적으로 당화혈색소에 대한 인지도는 저조했다.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867명)의 64.4%(558명)가 당화혈색소를 ‘모른다’고 답했다.

당화혈색소는 지난 2~3개월 간의 평균적인 혈당 수치를 나타내는 것으로, 수치가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당화혈색소는 당뇨병 진단과 관리의 핵심 지표로, 공복혈당만을 당뇨병의 진단 기준으로 사용할 경우 숨어있는 많은 환자들을 놓칠 수 있다.

최근 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2)에 따르면 당뇨병의 진단 기준으로 공복혈당만 사용하는 경우 약 495만명(유병률 14.5%)으로 추산되는 당뇨병 환자 수가 당화혈색소까지 포함하는 경우 약 570만명(유병률 16.7%)으로 증가했다(2020년 기준, 30세 이상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당화혈색소 기준으로 약 75만명의 당뇨병 환자를 더 찾아내는 셈이다.

당뇨병 고위험군인 당뇨병전단계 인구를 선별하는 데도 당화혈색소는 중요하다. 학회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당뇨병전단계 인구는 공복혈당만 이용하는 경우 약 965만명,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를 모두 이용하는 경우 약 1583만명으로 추정돼 차이가 매우 컸다.

당뇨병은 지난 10년간 국내 질병 부담 부동의 1위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과 같은 만성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이번 인식조사에서 당뇨병 비진단자 2명 가운데 1명(45.2%, 403명)은 자신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나, 자신의 공복혈당 수치를 알고있는 비율은 38.5%(343명)에 그쳐 잠재적인 당뇨병 환자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당뇨병 비진단자가 자신의 공복혈당 수치를 알게 된 경로로는 ‘국가건강검진을 통해서’가 62.8%로 다른 경로(병원 검사 29.1%, 혈당측정기로 스스로 측정 21.2%)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은 “2020년 기준 국내 당뇨병 환자는 605만명, 당뇨병고위험군은 1500만명인 시대를 맞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 약 90%가 당뇨병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화혈색소’는 대부분 모르고 있고, 당뇨병 비진단자 역시 당뇨병을 걱정하고 있지만 본인의 혈당수치는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효과적인 당뇨병 관리를 위해서는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 등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숨어있는 당뇨병 환자와 당뇨병 고위험군을 발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현재 공복혈당만 포함돼 있는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당화혈색소를 추가하는 것이다. 비만,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당뇨병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당뇨병 인식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57.3%가 국내 당뇨병 환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당뇨병학회는 이날 국회에서 ‘당뇨병 2차대란 위기 관리를 위한 정책포럼’을 열고 전문가들과 필요한 정책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