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기업이 뜬다]기름띠·오물…바다 위 환경 로봇 '코봇' 만드는 '코아이'

김종화 2022. 11. 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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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봇, 자율주행차처럼 스스로 항해해 오염물질 제거…세계 최고 해양방제 로봇
박경택 코아이 대표 "신시장 개척, 관련 소재·기계·공정 분야 고용 창출 효과 높을 것"
최근 5년간 해양오염 사고 1437건, 한 해 평균 271건, 오염물질 유출량 176만8900ℓ
지난 9월 박경택 코아이 대표가 말레이시아 최대 항구인 클랑항에서 '코봇(KOBOT)'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맨 왼쪽이 박 대표. [사진제공=코아이]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의 기름유출사고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해양오염 사고 건수는 1437건으로 한 해 평균 271건의 해양오염사고가 발생했다. 오염물질 유출량은 176만8900ℓ에 달했다.

이렇게 많은 해양오염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처럼 국민들의 봉사를 기대할 수는 없다. 해상 환경의 오염 최소화를 위해서는 신속한 출동을 통한 효율적인 오염물질 회수가 필수다. 이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제시스템으로 떠오른 해결책이 해양 유출 기름 회수 방제 로봇 '코봇(KOBOT)'이다.

코봇은 해양 오염방제 전문업체 '코아이(KOAI)'가 한국과학기술원(KIST)·한국해양대학교·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등과 공동 개발한 '무인작동 유회수 로봇'이다. 코봇은 자율주행차처럼 스스로 항해해 기름이나 오염물질을 회수한다. 지금까지 개발된 로봇은 선박과 연결되거나 부두와 긴 호스로 이어져 로봇 단독 작업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코봇은 기름 유출지 1㎞ 내외에서 띄운 드론으로부터 좌표를 받아 스스로 오염된 현장을 찾아가고, 주변에서 기름을 포착하면 기름을 포집해 저장한다.

실증테스트를 받기 위해 부두로 이동 중인 'KOBOT'. [사진제공=코아이]

박경택 코아이 대표는 "코봇은 수상 드론과 유회수기(기름 뜰채), 회수유 저장기를 하나의 장비로 결합한 혁신기술 적용 장비로, 무인으로 스스로 움직이며 작업하는 세계 최초이자 최고 성능을 가진 로봇"이라면서 "코아이는 해양오염 물질 회수 관련 국내 독보적인 기술과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양경찰청과 해양환경공단 등 공공기관 5곳과 우현선박 등 민간기업들에도 기름 뜰채, 오염물질 분석 장비와 원천 기술 등을 공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코봇에는 수많은 기술이 적용됐지만, 핵심 기술은 '극초 친수성을 구현하는 나노 처리기술'이다. 이 기술로 개발된 필터가 코봇에 달린 기름 뜰채에 적용돼 있다. 물은 통과시키고, 기름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나노 소재를 이용해 만든 필터다. 이 필터는 기름뿐만 아니라 인체에 유해한 벤젠, 톨루엔 등 23가지 화학물질(부유성 HNS)도 수면 위에 떠 있으면 감지해 포집한다.

지난 9월 말레이시아 최대 항구인 클랑항에서 시연 후 코봇과 장비 1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이달 초부터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석유가스전시회(ADIPEC) 2022'에서는 코봇을 비롯한 방제장비 7종을 다음 달 3일까지 전시 중인데, 실물 장비 작동을 확인하려는 많은 바이어로 코아이 부스가 북적이고 있다. ADIPEC 기간에는 쿠웨이트와 두바이에 강력한 사업 기반을 가진 모하마드 알 바락 BCI 대표와 중동시장 공략을 위한 업무협약(MOU)과 독점 공급계약도 체결, 1차로 13만 달러어치의 코봇과 방제장비를 수출했다.

박경택 코아이 대표가 지난 4일 쿠웨이트 BCI 소유 접안시설에서 기름회수 장비 중 하나인 '맨블록(MANBLOCK)'을 이용해 기름 회수 테스트를 하고 있다. 사진 맨 오른쪽이 박 대표. [사진제공=코아이]

코아이는 2017년 한국해양대 기술지주로부터 '인듐 박막 센서를 이용한 해상 유류 및 위해 물질 유출 감지 장치' 기술을 이전받아 자본금 2억원 규모의 합작투자 형태로 설립됐다. 당시 박 대표 1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8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일본과 말레이시아, 쿠웨이트 등에 코봇과 방제장비를 수출했다. 2020년 2억4000만원, 지난해 2억1800만원, 올해는 이미 지난해의 두 배인 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코아이는 다음 주 영국 런던에서 투자설명회를 갖고, 곧바로 핀란드 헬싱키로 넘어가 국제 스타트업 컨퍼런스 '슬러시(SLUSH) 2022'에 참가한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될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에도 부산시 기업을 대표해 참가,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박 대표는 "중동에서 파트너사인 BCI와 함께 각국 국영석유회사와 관련 사업 기업들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으며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코아이의 기술과 제품은 기존 방제산업 시장을 대체하고, 신시장 개척은 물론 관련 소재, 기계, 공정 분야에서도 고용 창출 효과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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