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를 감수하며 내면의 인색함과 직면하는 법

현안 2022. 11. 1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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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출가해서 현재 분당 보라선원에서 명상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11월부터 추수감사절과 같은 큰 명절로 쇼핑센터들이 분주합니다.

저는 출가한 스님이지만 사실 어릴 때부터 기독교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런 활동을 하면 스스로 내면의 인색함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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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출가해서 현재 분당 보라선원에서 명상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기자말>

[현안 스님]

▲ 미국에서 서양인들에게 불교를 퍼뜨린 선화상인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은 언어와 국경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 만불성성
벌써 연말이 다가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11월부터 추수감사절과 같은 큰 명절로 쇼핑센터들이 분주합니다. 그리고 이때가 되면 수많은 자선단체도 활발히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자선 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조직이 바로 천주교를 포함한 여러 기독교 단체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자선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가슴이 뭉클한가요? 이런 자선 활동을 보면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고, 마음속의 질투, 미움, 탐욕을 다시 한번 돌이켜보게 되지 않나요? 

저는 출가한 스님이지만 사실 어릴 때부터 기독교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마음이 힘들고 어려울 때 이들은 자신이 믿는 사랑, 베풂, 용서, 포용 등과 같은 기독교의 가치관으로 곁에서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상관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이제 당시 번뇌로운 마음은 세월이 흘러서 잊혀졌지만, 그들의 따뜻한 마음은 아직 제 마음 속에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것이 종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이런 본질을 잊고 각기 더 옳다고 믿는 신념을 주장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이런 따뜻한 마음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고 퍼뜨리는 것입니다. 가진 것을 나눠보세요. 자선 활동이 어렸을 때 제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준 것처럼 여러분도 가진 것을 다른 이들과 나누면 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상대가 나보다 더 옳다고 믿든, 내가 믿는 종교를 인정하든 하지 않든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가진 걸 나눠보세요. 기독교의 자선 사업이든, 불교의 보시행이든 그런 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가나 보상, 인정을 바라는 대신, 순수하고 선한 마음에서 그냥 주는 것입니다. 

만일 무언가를 다른 이에게 주면서 여러분 스스로 너그럽다고 느껴진다면 그땐 배울 수 있는 것이 작습니다. 그보다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공경심을 일으켜보십시오. 그러면 더 큰 걸 배울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나 존경하는 이에게 값어치 있는 물건이나 돈을 주고 싶다는 생각은 쉽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이에게 뭔가를 나눠주거나, 그와 동시에 그에게 진정한 공경심을 일으키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걸 주면 과연 이 사람에게 도움이 될까?, 이 사람에게 이 돈을 주면 정말 좋은 일에 쓸까? 이렇게 돈을 주는 게 좋은 일인가? 의문이 듭니다. 뭔가를 주고 싶다는 첫 생각이 있어도, 곧 돈을 주면 안되는 이유들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자선이나 보시행은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줘야겠다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탐하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런 활동을 하면 스스로 내면의 인색함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조건없이 나눠주려면 그즉시 가장 먼저 자신의 인색함과 직면해야 합니다. 게다가 우리는 늘 뭔가를 내주면서 내심 보상을 바랍니다. 사람들이 칭찬해주거나 인정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정신적 보상에 해당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주려고 할 때, 빈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주는 사람, 받는 사람 그리고 주는 물건도 모두 빈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많은 걸 배울 수 있습니다. 그렇게 더 큰 마음을 갖게 됩니다. 여러분이 자선이나 보시를 하면서 손해를 감수할 수 있다면, 마음이 열리고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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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브런치에 동시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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