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돋보기]자람테크, 상장 앞두고 美 통신시장 부진에 발목

박형수 2022. 11. 1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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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와이어 매출 추정치 변경으로 공모가 소폭 조정
영국 ARM사 독점적 기술구조서 탈피 기대
앞선 기술력으로 성장 자신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통신반도체 설계 기업 자람테크놀로지가 공모가 희망범위를 낮춰서 코스닥 시장 상장을 재추진한다. 주요 고객사가 발주 물량을 줄여 미래 실적 추정치가 감소한 것을 기업가치에 반영했다.

14일 자람테크는 기업공개(IPO)를 위해 신주 90만주와 구주 10만주 등 총 10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공모가 범위는 1만8000~2만2000원이다. 다음 달 1일부터 2일까지 이틀 동안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하고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은 8일부터 9일까지다. 대표주관사는 신영증권이다.

2000년에 설립한 자람테크는 팹리스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업체다. 5G용 통신반도체(XGSPON SoC)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5G 기지국을 연결하는 데 필요한 광부품 일체형 폰스틱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통신반도체 설계 및 통신장비 개발 부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자람테크는 ▲프로세서(CPU) ▲분산처리 ▲저전력 등 분야의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팹리스 기업이 영국 ARM사 프로세서를 라이선스해 사용하는 것과 달리 자람테크는 자체 설계한 프로세서를 사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제품에 최적화된 프로세서 설계도 가능하다.

앞서 자람테크는 지난달 21일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국내외 시장 상황과 대내외 현안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모를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철회한 지 18일 만인 지난 8일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했다. 공모가 희망범위를 낮춰서 제시했다. 이전에는 2만1200~2만6500원으로 제시했다가 1만8000~2만2000원으로 조정했다.

이전 신고서에는 자람테크의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희망공모가를 결정했다. 새로 제출한 신고서는 올해 3분기 실적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했다. 올해 순이익 예상치는 19억5300만원에서 17억8200만원으로 줄었다. 기업가치를 정하는 데 기준으로 잡은 2024년 당기순이익 추정치도 기존 165억6400만원에서 144억4800만원으로 낮췄다.

기가와이어 매출 추정치에 변화가 있었다. 기가와이어 제품은 전화선이나 동축케이블을 이용해서 기가bps급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품이다. 자람테크는 미국 S사에 독점 납품하고 있다. S사는 올해 4월 미국 뉴욕증시(NYSE)에 상장했다. 증시 상장에 따른 자금 유입으로 서비스 가능 지역을 공격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대내외적 환경 악화로 최근 발주 물량 하향 조정을 요청했다.

S사는 매년 말 차기 연도에 대한 제품 공급 계획을 제공한다. 이에 따르면 기존에 S사가 올해 자람테크에 발주했던 물량인 16만4272대 중 36.1%에 대해서만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올해 대비 40% 감소한 9만8563대로 예측했다.

자람테크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에 사용 가능한 고효율 프로세서(RISC-V) 기술을 개발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영국 ARM사의 독점적 지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퀄컴, 구글, 인텔 등 글로벌 기업도 개발 중인 개방형 프로세서 기술을 개발했다. 또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과 함께 인공지능(AI) 연산을 서버가 아닌 단말기에서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AI 반도체 칩을 개발 중이다.

공동 개발 중인 신경망 프로세서(NPU)는 CCTV, 카메라 등 최종 단말기에서 AI 연산을 직접 수행하는 방식이다. 고용량 데이터를 서버로 전송해 처리하는 방식 대비 데이터 전송량을 줄이고 지연 없는 실시간 처리도 가능하다. 칩 개발과 상용화는 자람테크가 담당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차세대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발 중이다.

백준현 자람테크 대표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 규모와 중요도가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인정받는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 선도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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