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매시장 6월 기점으로 하락세....전년 대비 62% 감소

이은주 2022. 11. 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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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보고서
지난 9월 2~5일 2022 프리즈 아트페어에서 에곤 실레 작품을 보기 위해 줄 선 관람객들. 연합뉴스
오는 29일 홍콩에서 열리는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된 쿠사마 야요이의 초록색 '호박’ . 서울옥션


국내 미술시장이 올해 6월을 기점으로 완연히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4일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대표 이호숙·정준모, 이하 센터)가 내놓은 '2022년 3분기 미술시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10월 국내에서 진행된 8차례 미술품 경매 낙찰 총액은 총 366억7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2% 감소했다. 최근 3년간 3분기(7∼9월) 낙찰총액과 비교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센터는 국내 미술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선 요인에 대해 "불황에도 버텨낼 수 있는 메가 컬렉션 경매가 없고, 안전 자산으로 인정받을 블루칩 작가군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적하지 않았지만 지난 9월 2~5일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Friez)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것도 국내 경매 시장이 저조한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프리즈가 열리는 동안 서울 코엑스 행사장에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되며, 국내 컬렉터들이 대거 몰렸으며 이들이 경매시장이 아닌 페어에서 고가 작품을 대거 사들였다.


해외 경매시장은 상승


지난 10월 런던 소더비 경매에 나온 브리짓 라일리의 'Summer Shades'. AFP=연합뉴스
한편 해외 경매시장의 분위기는 확연하게 다르다. 경제 불황 여파 속에서도 예정되어 있는 메가 컬렉터의 초고가 미술품 컬렉션 경매가 진행되면서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소더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7%, 크리스티는 11.6% 상승했다.

센터는 "해외 경매시장은 메가 컬렉션 경매의 매출 수익만으로 불황을 버틸 만큼 다양하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미술사에 등재된 명품 명작 등 희소성 있는 고가 작품은 경제 불황이나 침체의 여파에도 미술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초현대미술작가의 성장


국내외 미술시장은 동시대 미술시장에서 젊은 스타(1975년 이후 출생)들의 부상이 특히 눈에 띄었다. NFT, 스트리트 아트,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그리고 여성 작가들의 메이저 시장 대거 유입도 그 요인이다. 한때 소외됐던 이들의 부상은 현재 전체 미술시장 매출의 18%를 차지하며 가장 역동적인 부문으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 35세 나이에 사망한 매튜 웡의 작품 지난 6개월간 2100만 달러('야경꾼'의 경매 기록 포함)의 매출을 올렸다. 수집가들은 작가가 2020년 사망한 후 작품이 경매에 나오자마자 앞다퉈 경쟁했다.


데미안 허스트, 가치 하락?


데미안 허스트(57)는 금융시장의 붕괴와 함께 연간 판매 가치는 92% 급락했다. 2022년 상반기에는 그의 작품이 429점 판매됐고, 경매에 나온 현대 작가 중 상위 15명 안에 들어갔다. 그의 신작 "벚꽃" 시리즈는 프라이빗 세일에서 일부 성공을 거두기도 했고, 2021년 820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는 2008년보다 거의 30% 증가한 수치이지만, 총 판매량은 여전히 기록적인 금액 대비 85.9% 낮았다.

센터는 "일시적인 유행과 스테디셀러를 확실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컬렉터들은 앞으로의 하락 시기를 버텨낼 수 있는 안정적인 작가군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해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투자 계획을 세울 때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에 중점을 두면서 불안정적인 시기가 도래할 것을 내다보고 제도권에서 평가받는 안정적인 작가의 최고 수준의 작품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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