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경영] '와칸다'를 짓겠다는 사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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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미국 할리우드 영화 '블랙팬서2'에 등장하는 최첨단 미래도시 왕국인 '와칸다'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투자계획 발표와 맞물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더욱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우디의 실권자이자 정부수반이 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네옴시티를 현실판 와칸다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전해지면서 1980년대 이후 제2의 중동 개발붐이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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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옴시티 배후에선 美·中간 패권분쟁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최근 개봉한 미국 할리우드 영화 ‘블랙팬서2’에 등장하는 최첨단 미래도시 왕국인 ‘와칸다’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투자계획 발표와 맞물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더욱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우디의 실권자이자 정부수반이 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네옴시티를 현실판 와칸다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전해지면서 1980년대 이후 제2의 중동 개발붐이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2018년 블랙팬서 1편이 개봉했을 때 이 영화를 할리우드 영화 중 처음으로 사우디 전역에서 상영하는 것을 허락했을 정도로 와칸다에 매료돼있다고 전해진다.
2017년 5000억달러(약 670조원) 규모로 발표됐던 네옴시티는 빈살만 왕세자의 국정 공약인 ‘비전 2030’의 핵심 프로젝트로 불린다. 2030년까지 이집트와 요르단 국경을 마주보고 있는 홍해 인근 지역에 인구 900만명 규모의 초대형 첨단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은 이제 도시 설계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네옴시티 설계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공상과학(SF)영화에서 미래도시를 설계하는 디자인팀을 대거 영입했기 때문이라 한다. 이들은 기존 도시와 완전히 다른 형태의 도시를 제안했는데, 이름이 ‘더 라인(The line)’이다. 먼저 높이 500m, 폭 200m짜리 거울을 170㎞ 직선구간에 설치해 거울로 만리장성 규모의 온실을 지은 후, 그 안에 도시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도시 내에는 첨단 자동화시설들과 친환경 에너지설비, 자율비행 자동차가 즐비하게 될 것이라고 사우디 정부는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현실성 여부를 넘어 우크라이나 전쟁 전후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고유가 호황으로 돈을 번 사우디가 오일머니를 크게 풀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건설사들이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의 오는 17일 방한이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표면적으로는 장밋빛으로만 보이는 빈살만 왕세자의 포부 뒤에는 미국과 중국 간 중동패권 분쟁이 도사리고 있다. 사우디가 석유수출 대금으로 번 오일머니를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으로 재투자해 유지되던 일명 ‘페트로달러(Petro-Dollar)’ 동맹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미국과 중동의 사이가 더욱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이 2018년 셰일오일 생산으로 세계 산유국 1위 자리를 탈환하면서 양국 관계는 경쟁관계로 변모했다. 이제 사우디 석유의 절반 이상을 수입하는 중국이 중동의 최대 큰손으로 떠올랐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우디의 변심 원인을 전제군주정의 태생적 한계에서도 찾는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세계를 자유민주주의국가와 권위주의국가 간 대결의 장으로 선언하면서 전제군주국인 사우디 왕실이 더 이상 미국을 마냥 동맹으로 여길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우디의 움직임은 중동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미국과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는 수많은 권위주의 정권들의 행보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네옴시티가 정말로 블랙펜서 영화 속 와칸다처럼 미국조차 두려워하는 과학기술의 산실이 될지 전 세계가 바라보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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