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킹] 반려견이 물을 잘 마시지 않는다면? '이것' 시작할 때
클릭 한 번이면 집 앞으로 식사가 배달되고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 넘쳐나는 요즘, 정성스럽게 밥 한 끼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 밥일까? 아니다. 반려견을 위한 밥이다. ‘빠르고, 간편하게’가 미덕이 된 세상에서 작은 생명을 위해 요리하기를 마다치 않는 사람이 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600만이다. 국내 총가구 수가 2100만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세 집 중 한 집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도 심상치 않다. 국내 굴지의 식품기업이 앞다투어 펫 푸드 브랜드를 런칭중이다. 여기에 반려동물을 위한 먹거리부터 용품까지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펫 페어는 늘 관람객으로 붐빈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언제부터 이렇게 커졌을까. 1인 가구의 증가? 고령화?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업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다. 변화는 명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습도, 유전자도 그 어느 하나 달라진 것이 없지만, 개는 그저 귀여워하던 ‘애완’에서 ‘반려’가 되었다. 반려(伴侶), 짝이 되는 동무. 기꺼이 좋은 것을 나누고 먹이고 싶은 존재를 위해 시간 내어 요리하는 것, 반려를 돌보는 가장 쉽고 만족스러운 방법이다.
영양학 전문 수의사 양바롬씨는 “반려동물 영양학 컨설팅을 하다 보면 예전에는 반려동물이 아파서 치료에 도움을 받고자 찾아오는 분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건강엔 이상이 없지만, 반려동물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복을 알게 해주기 위해 분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주일에 한두 번 반려견을 위해 요리한다는 30대 여성은 “15살 시추인 첫째가 10살이 넘기며 아프기 시작하고, 밥을 잘 먹지 않을 때 뭐라도 먹이고 싶은 마음에서 요리를 만들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 입양한 1살 된 몰티즈는 미리 건강을 관리해주는 차원에서 자주 요리해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펫 푸드 중 자연식은 생식과 화식으로 나뉜다. 생식은 말 그대로 날것 그대로 급여하는 것이고, 화식은 익혀 먹이는 것이다. 양바롬 수의사는 “두 자연식은 각각 장단점이 명확한데, 그중 화식의 경우 기호성이 상당히 높고 사료식만으로 자칫 부족해질 수 있는 음수량을 손쉽게 챙겨줄 수 있어 많은 반려인이 시작하고 있다”며 “반려견의 건강에 음수량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데 반려견에게 맹물만 먹이기란 쉽지 않은 만큼 화식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펫 푸드 분야 또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과거에는 고구마나 닭가슴살 등을 말려주는 ‘간식’에 그쳤다면 요즘엔 사람 밥 못지않은 ‘진짜 요리’를 만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종류도 다양하다. 김밥·떡볶이 같은 분식부터 미역국밥·파스타·테린(프랑스식 편육)까지, 장르와 국적을 불문한다.
그렇다면 홈메이드 펫 푸드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펫 푸드 스타일리스트 강정욱씨는 펫 푸드를 만들기 전 단 한 가지만 기억하라고 당부한다. “강아지를 위한 음식은 3살 아기가 먹을 이유식처럼 만들면 된다. 간을 거의 하지 않고, 소화를 돕기 위해 재료를 잘게 썰거나 다져 요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펫 푸드를 처음 시작한다면 고구마나 닭가슴살 등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도 반려견에게 호불호가 거의 없는 재료를 부드럽게 삶아 으깬 뒤 몇 가지 채소를 잘게 썰어 반려견에게 급여해보면 펫 푸드가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려견이 잘 먹는 모습을 보며 뿌듯하고 행복해지는 건 덤이다.
한편 건강하고 맛있는 펫 푸드 레시피는 11월 18~1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펫 셰프 코리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봄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는 ‘펫 셰프 코리아’는 국내 최대 반려견 박람회인 ‘2022 메가주’의 부대 행사로 꾸려지며,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한 89명의 참가자가 각각 18일 디저트, 19일 한상차림을 주제로 펫 푸드 요리 경연대회를 벌인다. 이번 행사에서는 크로플·타르트·머핀·쿠키 등 다양한 간식과 반려견의 기력 회복을 위한 검은콩 리소토, 소고기완자미역국, 오트밀 햄버거 등 맛과 건강을 모두 챙긴 한상차림 요리들이 경연을 펼칠 예정이다. 진행은 소문난 애견인 개그맨 박성광이 맡는다.
안혜진 에디터 an.h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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