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1회 복용하고, 체중 20kg 감량… 당뇨 약의 진화[밀당365]
당뇨병은 식사·운동·약 삼박자를 갖춰 관리해야 한다. 혈당을 효과적으로 낮추기 위한 당뇨병 치료제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 몸에 인슐린 분비를 돕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한 성분을 지닌 약들이 출시돼 당뇨 환자는 물론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당뇨병 최신 치료제에 대해 알아본다.
◇GLP-1 유사체, 혈당에 따라 인슐린 분비되게 조절
인슐린 분비를 돕는 GLP1 호르몬과 동일한 역할을 하는 GLP-1 유사체가 특히 의학자들의 주목을 받는다. GLP-1은 음식을 먹으면 나오기 시작하는 호르몬이다. 췌장에서는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돕고, 위장에서는 위장관 운동을 더디게 해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도록 하고, 뇌에서는 식욕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GLP-1과 유사하게 작용하는 약물을 개발한 것이다. 이 약을 쓰면 GLP-1과 동일하게 음식을 먹을 때만 기능을 해서 인슐린이 꼭 필요할 때만 분비되도록 돕는다. 혈당에 따라 인슐린이 적절히 분비되게 해, 고혈당이나 저혈당 상태에 빠질 위험도 낮다. 가천대길병원 내분비내과 이시훈 교수는 “GLP-1 유사체인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의 최대 장점은 혈당이 높을 때만 인슐린이 분비되는 것이다”며 “췌장 기능이 완전히 망가지지 않은 이상, 당뇨 환자들에게 아주 좋은 약물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미국당뇨병학회는 주사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1차로 GLP-1 유사체를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주사 대신 경구 약으로도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 유사체 중 ‘가장 강력한 약물’로 평가 받고 있다. 매일 맞아야 하는 인슐린 주사와 다르게, 세마글루타이드는 1주일에 한 번만 맞아도 된다. 당화혈색소 수치와 체중 감소 효과가 기존 약물에 비해 크고,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는 임상 연구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무엇보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주사 대신 먹는 경구 약으로도 나와 있다.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는 “당뇨 환자가 매일 주사를 맞는 것에 대한 부담과 어려움이 있다”며 “매일 한 번 먹어서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세마이글루타이드는 아직 국내 도입이 안 된 상태지만, 김신곤 교수에 따르면 가격 협상이 체결됨에 따라 해당 약제는 곧 국내에 도입돼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주사든 경구약이든 ‘당뇨를 보는 의사들이 빨리 쓰고 싶어 하는 약’이다. 세마글루타이드 경구 약은 아직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만 쓰이고 있다.
◇고도 비만 환자, 수술 없이 혈당 조절 가능해져
고도 비만한 당뇨 환자에게 탁월한 티르제파타이드 약도 국내외 당뇨 의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제제다. 티르제파타이드는 GLP-1, GIP 두 가지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해서 혈당을 조절한다. GIP는 장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GLP-1과 함께 혈당과 체중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위 운동과 소화를 돕는 위산 생산을 억제해 식욕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양여리 교수는 “기존 GLP-1에 GIP까지 더해져 체중 감량 효과는 탁월하다”며 “비만한 당뇨 환자는 물론 초기 당뇨 환자에게도 쓰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약은 또, 혈액 속 포도당 수치가 높을 때만 작용해 혈당을 떨어뜨리기에 저혈당에 빠질 위험이 낮다. 티르제파타이드가 세마글루타이드에 비해 당화혈색소를 평균 1.8%p 더 줄였으며 체중은 평균 6.5kg 더 감소시켰다는 임상시험 결과도 있다. 이 약은 지난 5월 미국 FDA 승인을 받았으며 FDA 승인을 받은 약은 통상적으로 2~3년 사이에 국내에 들어온다.
◇비만 치료제로 쓸 가능성도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는 당뇨뿐 미국FDA에 비만 치료제로 허가 신청이 돼 있는 상태다. 당뇨병 치료제인 ‘삭센다’가 다이어트 약으로 여겨지는 것처럼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도 국내 비만 약 시장에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본다. 김신곤 교수는 “티르제파타이드의 경우 20kg의 체중이 감량할 만큼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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