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몇 방울로 질병 진단’ 세기의 바이오 사기꾼 홈스에 징역 15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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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끝에서 채취한 혈액 몇 방울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주장한 테라노스 전 최고경영자(CEO) 엘리자베스 홈스에게 미국 검찰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2일(현지시간)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홈스는 야망에 눈이 멀었고 현실을 왜곡해 사람들을 위험한 길에 빠트렸다"며 홈스에게 180개월 징역형과 8억 달러(1조여원)의 배상금 지급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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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잡스’로 불리며 최연소 여성 억만장자 반열 … 사기로 종결, 기업은 청산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손가락 끝에서 채취한 혈액 몇 방울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주장한 테라노스 전 최고경영자(CEO) 엘리자베스 홈스에게 미국 검찰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2일(현지시간)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홈스는 야망에 눈이 멀었고 현실을 왜곡해 사람들을 위험한 길에 빠트렸다"며 홈스에게 180개월 징역형과 8억 달러(1조여원)의 배상금 지급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빌 클린턴, 조 바이든 등도 빠져든 프레젠테이션 실력
홈스는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19살이던 2003년 바이오벤처 테라노스를 창업했다. 그는 이미지 메이킹에도 능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처럼 검은 터틀넥 셔츠를 즐겨 입어 '여자 잡스'로 불렸고, 늘 목소리를 낮게 깔고 나이보다 어른스럽게 행동하려 애썼다. 그의 프레젠테이션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당시 부통령이던 조 바이든 대통령 등 정계 거물들마저 빠져들 정도였다. 홈스는 미디어 업계 거물 루퍼트 머독, 월마트와 암웨이 창업 가문 등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아내 최연소 여성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그는 화려한 인맥으로도 유명했는데, 테라노스의 이사진에는 헨리 키신저·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등이 참여했었다.
하지만 홈스의 사기극은 계속될 수 없었다. 2015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테라노스의 기술적 결함을 잇따라 보도하며 테라노스의 진단 키트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내 실리콘밸리 최대의 사기 스캔들의 실체가 만천하에 공개됐다. 한때 90억 달러(10조7000억원)까지 치솟았던 테라노스 기업 가치는 '0'으로 추락했고 결국 회사는 청산됐다.
검찰은 2018년 6월 홈스와 그의 전 남자친구이자 테라노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라메시 서니 발와니가 투자자들과 환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저질렀다며 기소했고, 지난 1월 캘리포니아주 배심원단은 홈스에게 적용된 사기와 공모 등 4건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평결했다. 다만 환자를 속인 혐의로 기소된 다른 4건의 중범죄 혐의에는 무죄를 평결했고, 나머지 3건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발와니는 이에 앞서 지난 7일 12건의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고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월 열린 재판에서 "홈스가 사업 실패보다 사기를 선택했고 부정직한 결정을 내렸다"며 "그 선택은 범죄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나온 홈스는 자리에 앉아 몇 차례 고개를 숙였고 유죄 평결을 받자 어떠한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홈스 측 변호인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사기 사건으로 물질적 이익을 얻지 않았으므로 징역형은 부당하고, 만약 법원이 징역을 선고한다면 18개월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홈스에 대한 선고 재판은 오는 18일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법원에서 열린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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