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바이든, 50분간 정상회담…"북한 핵 사용시 한미 압도적 힘으로 대응"

한미 연합방위태세·인플레감축법 문제 등 협의
최근 북한 전례 없는 도발에 심각한 우려 공유해
"한미 간 확장억제 획기적으로 강화해 나갈 필요"
尹 "IRA 관련 협의 채널 가동" 바이든 "韓 기업 美 경제 기여 고려해 논의"

윤석열 대통령이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박 6일간의 일정으로 동남아 순방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문제 및 한미 연합방위태세, 미국 인플레감축법(IRA) 문제를 포함한 양국 간 주요 경제 현안, 세계 문제에 관해 협의했다. 이날 회담은 당초 예정된 30분에서 20분이 늘어나 50분 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열린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지난 9월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에 이어 2개월도 안 돼 프놈펜에서 다시 만나 반갑다"라며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동맹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이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제질서의 변곡점에서 여러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우리에게 한미동맹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됐다"며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와 노력이 한국 국민에게 든든한 믿음을 주고 있다.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구현을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회담에서 양 정상은 최근 북한의 전례 없는 공세적 도발에 심각한 우려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한미 간 빈틈 없는 공조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강화해 나가는 한편 북한이 어떠한 형태로든 핵을 사용한다면 한미 양국이 모든 가용한 수단을 활용해 압도적인 힘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과 미사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북한의 고도화된 핵 능력에 맞게 한미 간 확장억제를 실효적이고 획기적으로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양국 NSC와 국방당국 간 확장억제 관련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확장억제 체제가 구축될 수 있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방위 및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한다"며 "확장억제 강화 방안에 관해 양측이 앞으로 계속해서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후 프놈펜 쯔로이짱바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캄보디아 주최 갈라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한편 윤 대통령은 우리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해 관련 업계의 우려가 큰 IRA에 대해 "협의 채널이 긴밀하게 가동되고 있다. 지난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IRA 관련 미국 측의 진정성 있는 협의 의지를 확인해 줬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전기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IRA의 이행 방안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긴축재정으로 세계경제의 하방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한미 간 더욱 긴밀한 경제협력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어진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의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관해 설명하며 "아세안과 태평양 도서국이 우리의 인태전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이들과의 협력에 있어 한미가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를 바란다. 우리 정부는 '태평양 도서국 협력 구상'에 공식 참여할 것"이라 알렸다.

'태평양 도서국 협력 구상'은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영국이 제안한 對태평양도서국 협력이니셔티브로, 지난 6월 출범했다. 태평양 도서국 관련 유사입장국간 협력을 조율하고, 최적의 관행 공유 및 협력사업 발굴 등을 목적으로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평가하며 "한미 양국이 인태지역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한국의 ‘태평양 도서국 협력 구상’ 참여 결정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에 더해 양 정상은 한미동맹 70주년이 되는 내년이 동맹 발전의 또 다른 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내년에 워싱턴에서 다시 만나 동맹 70주년을 함께 축하하고 한미동맹의 미래 발전 방향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갖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손녀가 조만간 결혼식을 올리는 데 대해 축하 인사를 전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각별한 감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