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윤상의 세상만사] 정치인의 품격

2022. 11. 1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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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은 70세에 공화당 후보로 대통령이 됐다.

레이건은 73세의 나이로 재선에 도전했는데, 당시 56세의 윌터 먼데일 민주당 후보와 대결했다.

먼데일 : 그게 무슨 뜻입니까?레이건 : 당신이 너무 젊고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레이건은 대통령이 되어서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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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은 70세에 공화당 후보로 대통령이 됐다. 그는 영화배우 출신답게 유쾌한 일화를 많이 남겼다.

레이건은 73세의 나이로 재선에 도전했는데, 당시 56세의 윌터 먼데일 민주당 후보와 대결했다. 한 TV토론에서 레이건의 재치있는 대응은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먼데일 : 당신의 나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레이건 : 나는 이번 선거에서 나이를 문제 삼을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먼데일 : 그게 무슨 뜻입니까?
레이건 : 당신이 너무 젊고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레이건의 재치있는 대응에 먼데일도 함께 웃을 수밖에 없었다. 상대적으로 젊은 먼데일은 레이건이 너무 나이가 많다는 점을 물고늘어지려고 하였겠지만, 오히려 자신의 경험이 부족한 점만 더 부각되는 꼴이 되어버렸다. 만약, 레이건이 우리나라 정치인들처럼 ‘왜 나이를 걸고 넘어지느냐. 나는 건강하다’는 식으로 대응했다면 먼데일은 레이건의 건강을 집요하게 파고들었을 것이고 대중은 레이건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인식했을 것이다.

레이건의 위트는 다른 장면에서도 돋보인다. “배우가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걸작이다. “대통령이 어떻게 배우가 되지 않을 수 있느냐?”고 반문한 것이다. 이 질문에 우리나라 정치인은 아마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나는 배우만 한 것이 아니다. 일찍이 1962년에 공화당에 입당했고,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지냈다. 이렇게 배우 경력뿐만 아니라 정치 경력도 풍부하니 대통령 자격이 있는 것 아니냐?”라고.

레이건은 연설에서도 유머 감각이 탁월했다. 어느 유세 자리에서 레이건은 이렇게 연설을 시작했다. “나에게는 대통령이 될 만한 아홉 가지 재능이 있습니다. 첫째, 한 번 들은 것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탁월한 기억력! 둘째, 에...또...그게 뭐더라?...”

대통령 후보가 이런식으로 연설을 시작하면 박장대소하지 않을 청중은 없을 것이다. 당연히 마음의 문을 열고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연설을 청취하게 된다.

레이건은 대통령이 되어서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았다. 심지어 ‘공산주의’를 비판하면서도 쓸데없이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유머로서 그 허구성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소련의 헌법은 발언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러나 미국의 헌법은 발언 후의 자유와 집회 후의 자유를 보장한다” “공산주의자는 마르크스와 레닌을 읽은 사람이고, 반공주의자는 마르크스와 레닌을 잘 아는 사람이다”

“이 XX” “쪽 팔려서 어떡하나” “웃기고 있네” 등등.

유머, 위트, 재치와는 거리가 한참 먼 발언들이다. 이러니 전혀 여유가 없다. 당연한 비판도 수용하지 못한다. 정적에게 칼을 휘두르고 비판 언론에 치사한 방법으로 재갈을 물리려 한다. 품위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언제쯤 우리는 정치에서 품위와 품격을 느낄 수 있을까.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은 국민일보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엄윤상(법무법인 드림)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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