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사상 최대 조류독감 유행으로 ‘런던탑 명물’ 까마귀도 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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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함에 따라 런던탑의 명물인 까마귀들도 격리에 들어갔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런던탑을 관리하는 영국 왕궁관리청(HRP)은 성명을 통해 영국 정부의 AI 확산 저지 지침에 따라 런던탑에 거주하는 까마귀 9마리를 별도의 공간에 격리했다고 밝혔다.
런던탑에 사는 까마귀들은 영국 왕실의 특별 관리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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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확산 방지 위해 모든 가금류와 사육 조류 격리 조치
‘런던탑 안에 까마귀 최소 6마리 없으면 왕실 무너진다’ 전설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영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함에 따라 런던탑의 명물인 까마귀들도 격리에 들어갔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런던탑을 관리하는 영국 왕궁관리청(HRP)은 성명을 통해 영국 정부의 AI 확산 저지 지침에 따라 런던탑에 거주하는 까마귀 9마리를 별도의 공간에 격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7일 영국 내 AI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가금류와 사육 조류를 격리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HRP 대변인은 "우리는 격리 기간 동안 까마귀들에게 더 넓은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격리 공간을 확장하고 있다"며 "상황을 계속 면밀히 주시하고 정부 지침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객들은 격리 기간 중에도 멀리서나마 까마귀들을 구경할 수 있다.
런던탑의 까마귀는 ‘영국의 수호신’으로 불려
런던탑의 까마귀는 보통 까마귀가 아니다. '영국의 수호신'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런던탑의 까마귀에 대해서는 여러 전설과 믿음들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그중 제일 잘 알려진 것은 '런던탑 안에 까마귀 최소 6마리가 없으면 영국 왕실과 런던탑이 무너진다'는 전설이다. 이 전설은 다시 오랜 신화로 이어지는데, 영국 신화 속 인물인 브란 더 블레스드 왕이 전투 중 부상을 당해 숨지면서 "죽어서도 나라를 지킬 것"이라며 "자신의 머리를 화이트힐에 묻으라"는 유언을 남겼다. 화이트힐에 지금의 런던탑이 세워졌고, 탑에 까마귀가 날아들자 사람들은 왕이 나라를 지켜주고 있다고 믿었다.
런던탑에서 본격적으로 까마귀를 키운 것은 1660년부터다. 당시 영국 국왕이던 찰스 2세는 10년 전 처음 왕위에 올랐지만 내전으로 프랑스에 망명한 후 갖은 고생 끝에 1660년에 다시 왕위에 올랐다. 어느 날 찰스 2세는 까마귀에 대한 전설을 듣고 런던탑에 6마리의 까마귀를 키울 것을 명했다. 신화 속 브란 더 블레스드 왕과 부하들이 6명이었기 때문이다. 그 후 런던탑에서 6마리의 까마귀를 키우는 건 영국 왕실의 전통이 됐고 까마귀가 죽을 것에 대비해 최소 7마리를 키우게 됐다.
런던탑 근위병 문안 인사, 수의사 진료, 특식에 비타민 섭취
런던탑에 사는 까마귀들은 영국 왕실의 특별 관리를 받아왔다. 매일 아침 런던탑 근위병들의 문안 인사를 받는가 하면 일주일에 한 번씩 수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매일 생고기 170g과 토끼고기 등의 특식을 먹는 것은 물론 비타민까지 섭취한다. 런던탑 근위병 중에는 까마귀를 전담하는 직책인 레이븐 마스터(raven master)까지 있을 정도다. 지난해 1월에는 런던탑에 살던 '멀리나'라는 이름의 까마귀가 사라져 그야말로 나라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결국 런던탑은 트위터를 통해 "정말 불행한 소식이 있다. 우리가 사랑하는 까마귀 멀리나가 몇 주 동안 런던탑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계속된 부재는 슬프게도 그가 세상을 떠났을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발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영국에서는 200건 이상의 AI 감염 사례가 발생해 영국의 칠면조 방목 농가의 칠면조 40%가 폐사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AI 유행으로 영국뿐 아니라 유럽 내 많은 국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PC)의 지난달 초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지금까지 유럽 37개국 이상에서 2467건의 감염사례가 보고됐고 조류 48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는 유럽에서 보고된 AI 유행 사례 중 최대 규모인데 전문가들은 이번 유행이 적어도 올겨울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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