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급등에 소비심리 위축… 폐업 고민하는 소상공인들

문수정 2022. 11. 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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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에서 PC방 두 곳을 운영하는 박모(45)씨는 점포 한 곳의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박씨는 "이제 좀 살만한가 싶더니 이자로 나가는 돈이 너무 많아 숨이 막힌다. 돈이 들어와도 대출금 이자로 나가고, 생활비 보태느라 뚫었던 마이너스 통장 이율은 8%가 넘는다. 차라리 한 곳을 정리하고 덜 버는 게 속편할 것 같다"고 13일 말했다.

코로나19를 버텨낸 소상공인들은 치솟는 대출 금리와 경기침체 조짐에 폐업을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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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 거리. 뉴시스

서울 서대문구에서 PC방 두 곳을 운영하는 박모(45)씨는 점포 한 곳의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박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때 버티면서 여러 번 대출을 받았다. 거리두기가 해제될 때 장사가 잘 되길 바라며 한 곳을 새로 연 게 패착이었다. 매출은 올랐지만 이자비용도 그만큼 뛰었다.

박씨는 “이제 좀 살만한가 싶더니 이자로 나가는 돈이 너무 많아 숨이 막힌다. 돈이 들어와도 대출금 이자로 나가고, 생활비 보태느라 뚫었던 마이너스 통장 이율은 8%가 넘는다. 차라리 한 곳을 정리하고 덜 버는 게 속편할 것 같다”고 13일 말했다.

고금리가 소상공인을 옥죄고 있다. 코로나19를 버텨낸 소상공인들은 치솟는 대출 금리와 경기침체 조짐에 폐업을 고민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13.1%,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은 6.8%에 이른다.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은 2분기보다 0.2% 포인트 증가했다.

소상공인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금리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기준금리 연 3.0% 상황에선 한계 소상공인이 124만2751명에 이른다고 추산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2일에 기준금리를 연 3.0%로 인상했다. 현재 국내 소상공인은 557만명 정도다. 소상공인의 22.3%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뜻이다.

소상공인진흥공단 등에 따르면 소상공인 대출상품인 일반경영안정자금의 금리는 최근 연 4.13%로 뛰었다. 2020년 4분기 연 1.97%, 지난해 4분기 연 2.53%였다. 2년 동안 배 이상 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소상공인들은 대출로 버텼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994조2000억원에 이른다. 2019년 말(684조9000억원)보다 309조3000억원이나 늘었다. 일반 신용대출이나 2금융권 대출을 찾는 소상공인도 허다하다.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사업자 대출(648조7000억원) 외에 가계대출이 345조4000억원에 이른다. 연 7% 이상의 이자를 부담하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는 소상공인의 대출 상환부담을 덜기 위해 ‘소상공인 대환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연 7% 이상 고금리로 비은행권에서 받은 대출을 저금리 정책자금으로 대환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퇴짜’를 맞는 사례가 적잖다. 경기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안모(55)씨는 최근 한 은행에서 대환대출을 신청하려다 거절당했다. 안씨는 “사업자 대출상품만 대환이 가능하다며 돌려보내더라. 사업자 대출만 받고 장사할 수 있는 사람이면 대환대출도 필요 없지 않겠냐. 정책이 현실을 모른다”고 말했다.

금리는 치솟는 데 경기는 어둡다. 서울 강동구 주택가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모(38)씨는 “물가가 너무 오르니 사람들이 외식비용부터 줄이고 있다. 사무실 주변이면 저녁 장사라도 될 텐데, 주택가에는 불황이 더 빠르게 찾아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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