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의 뒷심, 상원 이겼다…하원도 의석수 차이 확 줄 듯
미국 민주당이 12일(현지시간) 네바다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이로써 조 바이든 대통령이 속한 집권 민주당은 지난 8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상원 다수당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AP통신과 CNN 방송, 에디슨 리서치 등은 네바다주에서 현직 의원인 캐서린 코르테스 매스토 민주당 후보가 애덤 랙설트 공화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측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20분(미 동부시간 기준) 현재 98%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매스토 후보가 48.8%의 득표율로 랙설트 후보(48.1%)를 앞섰다. 이로써 최초의 히스패닉계 상원의원인 매스토 의원은 재선에 성공하게 됐다.
네바다주는 8일 오후 개표가 시작된 이후부터 엎치락뒤치락하며 후보 간 박빙 승부가 펼쳐졌다. 개표 초반엔 매스토 후보가 앞서갔지만, 9일부터 랙설트 후보가 역전한 뒤 12일까지 우위를 지키며 승리가 굳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밤 민주당 우세 지역인 클라크 카운티에서 집계한 2만2323표의 우편투표에서 매스토 후보에게 1만4084표가 쏟아지면서 승리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민주, 50석 확보로 상원 승리 확정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당신의 상원 민주 다수당!”이라는 글을 올린 데 이어 기자회견에서 “낙태금지, 사회보장제도 삭감, 극단적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슬로건)를 막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캄보디아에 머무는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네바다주 승리 소식에 대해 “더 강해져서 (미·중 정상회담에) 가게 됐다”며 “숫자가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51석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 부처 장관, 대법원 및 연방 판사 임명 등에 있어 상원의 ‘인준 거부’라는 정치적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은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해 상원에서 확실한 다수당이 된다면 단순 과반수로 처리할 수 있는 일부 법안 통과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된다”고 전했다.
"공화당, 하원 다수당 돼도 격차는 2~3석 전망"
일각에선 민주당의 하원 장악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진보 성향의 MSNBC 방송은 총 435석의 하원 의석을 공화당이 219석, 민주당이 216석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나 표준 편차가 ±4라며 “민주당도 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아직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은 흑인, 여성, 히스패닉 등 민주당의 전통적 ‘집토끼’들이 이탈하지 않았던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반(反) 트럼프 정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비판의 레드 웨이브가 몰아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이번 중간선거의 부진 이유가 친(親)트럼프 성향 후보들의 등장에서 찾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민주당 후보들을 충분히 누를 수 있는 다른 공화당 후보들 대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하는 후보가 선거에 나가 실패한 지역이 상당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공화당에 하원을 넘겨줄 경우 바이든 정부의 입법 리더십은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공화당 지도부는 하원 다수당이 될 경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포함된 국세청 증원 예산 취소와 국경장벽 예산 증액 등을 요구하고 있다. NYT는 “공화당이 정부 셧다운 등을 지렛대로 민주당과 바이든 정부의 양보를 끌어내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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