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의 ‘심청’,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작으로 해외 나간다

장지영 2022. 11. 1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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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윤이상(1917~1995)은 20세기 후반 '동·서양 음악의 중개자'로 불리며 세계 현대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갑균 예술감독은 "윤이상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인만큼 그의 작품을 무대화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면서 "해외 오페라하우스와 이야기할 때 윤이상의 '심청'를 꺼내면 바로 관심을 보였다. 지금 확정된 곳 이외에 더 많은 오페라하우스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심청'이 선보여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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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일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 공연…현재 해외에서 4곳 공연 확정됐지만 더 늘어날 듯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윤이상평화재단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은 20세기 후반 ‘동·서양 음악의 중개자’로 불리며 세계 현대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유럽으로 건너간 뒤 작곡한 100여 개의 작품은 서양 현대음악 기법으로 동아시아적 이미지를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72년 독일 뮌헨올림픽 문화축전에서 선보인 오페라 ‘심청’은 윤이상의 음악 세계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총감독 귄터 레너르트의 위촉으로 만들어졌으며, 대본은 독일의 극작가 하랄드 쿤츠가 판소리 ‘심청가’에서 영감을 받아 독일어로 작성했다. 효심을 강조한 판소리와 달리 심봉사로 대표되는 눈먼 세상을 빛을 가져다주는 구원과 깨달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은 초연 이후 27년만인 1999년 한국 서울에서 다시 무대에 올라갔다. 그동안 국내외를 막론하고 한 번도 상연되지 않았던 이유는 작품이 난해한 데다 막대한 제작비가 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솔리스트, 오케스트라, 합창단까지 200명 안팎의 인원을 윤이상 특유의 음악 언어로 훈련하는 게 어려웠다. 여기에 한국에서는 ‘동백림(동베를린) 간첩 사건’에 휘말린 윤이상의 정치적 색깔을 둘러싼 논쟁 때문에 오랫동안 연주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이후 예술의전당은 문호근 당시 예술감독 연출로 이 작품을 국내 초연했다. 다만 1999년 한국어로, 2000년 독일어로 선보인 오페라 ‘심청’은 이후 아쉽게도 무대에서 다시 사라졌다.

1972년 독일에서 세계 초연한 윤이상 오페라 ‘심청’(위)와 한국 예술의전당 1999년 국내 초연한 ‘심청’. 윤이상평화재단·예술의전당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올해 제1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작으로 18~19일 윤이상의 ‘심청’을 선보인다. 2000년 예술의전당의 ‘심청’ 이후 22년 만이다. 이번 작품을 연출한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은 “미니멀하고 현대적인 무대 연출을 통해 천상의 세계, 지상의 세계, 물속의 세계로 대표되는 공간을 무대에 만들어낼 예정”이라면서 “다면적 공간 활용과 특수 영상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이동이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1999년 ‘심청’의 한국 초연 당시 지휘를 맡았던 최승한이 이번에도 지휘봉을 잡았다. 최승한 지휘자는 “‘심청’의 음악적 뿌리는 한국음악에 있다”면서 “노래는 시조창을 기반으로 하고 한국 악기의 떨림(농염)들을 서양악기인 오케스트라 주법으로 풀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출연진으로는 주인공 심청 역에 소프라노 김정아와 윤정난, 심봉사 역에 바리톤 제상철과 베이스 바리톤 김병길, 뺑덕 역에 메조소프라노 최승현과 백민아 그리고 심청의 어머니 옥진 역에 소프라노 강수연과 정선경이 이름을 올렸다. 또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인 디오오케스트라,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합창단 대구오페라콰이어와 벨레커뮤니티코러스가 함께한다.

‘심청’은 앞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대표 레퍼토리로서 해외 극장과 상호교류를 할 때 적극적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현재까지 상호 초청 교류가 확정된 곳으로는 2024년 불가리아 소피아국립극장, 헝가리 에르켈국립극장, 이탈리아 볼로냐시립극장 그리고 2026년 만하임 국립오페라극장이 있다. 정갑균 예술감독은 “윤이상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인만큼 그의 작품을 무대화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면서 “해외 오페라하우스와 이야기할 때 윤이상의 ‘심청’를 꺼내면 바로 관심을 보였다. 지금 확정된 곳 이외에 더 많은 오페라하우스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심청’이 선보여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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