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대금 연동제, 현장에서 본격 가동…연동 약정 334건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이영)는 납품대금 연동제 시범운영 참여기업들이 334건의 납품대금 연동 약정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334건은 위탁기업 44개사와 수탁기업 317개사가 체결한 납품대금 연동 약정 실적을 모두 취합한 결과다. 이는 납품대금 연동제가 현장에서 사실상 가동을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시범운영 참여기업들이 납품대금 연동약정을 체결하는 과정을 통해 납품대금 연동제가 향후 모든 기업으로 확산돼 현장에서 작동이 가능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들이 실제 체결한 납품대금 연동 특별 약정을 분석한 데이터는 납품대금 연동제 법안 마련에 참고했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중소기업 홀로 부담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대·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제도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납품대금 연동제의 안착을 위해 지난 8월 12일부터 납품대금 연동제 시범운영 참여 기업을 모집한 바 있다.
시범운영에 참여한 위탁기업과 수탁기업은 자율협의를 통해 주요 원재료, 조정 요건, 조정주기, 가격 기준지표, 연동 산식 등을 약정서에 기재하고 그에 따라 납품대금을 조정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제출한 334건의 납품대금 연동 특별약정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 건의 약정서에 연동 대상이 되는 주요 원재료를 1개로 정한 경우는 181건(54.2%), 2개는 82건(24.6%), 3개 이상은 71건(21.3%)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334건의 약정서에서 연동의 대상이 되는 원재료는 총 669개로 집계됐다.
연동의 대상이 되는 주요 원재료는 구체적으로 철스크랩, 압연강재(후판, 박판, 봉강, 선재 등), 도금강재, 강관, 선철 등의 철강류가 49.9%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동, 알루미늄, 아연, 납, 주석, 은, 니켈 등의 비철금속은 31.1%를 차지했다. 합성수지(PP, PA, ABS, GPPS 등), 합성고무(NBR, CR, EPDM, FKM 등), 에틸렌, 나프타 등의 석유화학 원재료가 10.9%로 뒤를 이었다. 그 밖에도 목재, 농산물, 헬륨, 종이 등 다양한 원재료를 대상으로 약정이 체결됐다.
원재료의 가격 변동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원재료 가격 기준지표로 원자재 거래소(런던금속거래소 등), 중소기업협동조합(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 등), 전문가격조사기관(한국물가정보, 한국물가협회 등), 전문지(철강금속신문, 스틸데일리 등)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이 고시하는 지표를 활용하는 경우가 65.6%로 가장 많았다. 특정 원재료 판매처의 공시 가격을 활용하는 사례도 14.6%를 차지했다. 연동제를 오랜 기간 운영해온 기업 중에는 여러 원재료 판매처 가격의 평균값을 지표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앞으로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이 확산되면 원재료 가격 기준지표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재료 가격 변동률에 따른 조정 요건은 '0%'가 48.6%로 원재료 가격이 1원만 변경돼도 납품대금을 조정하는 사례가 절반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3% 이하' 조정 요건을 포함하면 64.1%까지 늘어난다. ±10%를 초과한 조정 요건을 설정한 사례는 0.4%에 불과했다. 또한 99.7%의 사례에서는 원재료 가격의 상승, 하락 모두를 연동되도록 정하고 있었다. 납품대금을 조정하는 주기로는 '분기 마다'가 39.6%로 가장 많았으며, '1개월'도 29.7%에 달했다. 1년으로 길게 잡은 경우도 있었으며, 수시로 정한 경우는 원재료 가격 변동시, 납품시 마다 조정하는 경우이다.
이영 장관은 "시범운영 참여기업들의 연동 약정 체결로 납품대금 연동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며 "납품대금 연동제의 현장 안착을 위해 시범운영에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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