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IS] ‘올빼미’ 무엇이 보이십니까
같은 영화를 봤지만 관객들마다 무엇을 보았는가가 달라질 듯싶다. 배우들의 폭발하는 연기력, 촘촘하게 쌓아 올린 서사, 온 신경을 자극하는 것 같은 긴장감, 세련된 연출까지. 영화 ‘올빼미’는 재능 있는 사람들이 모여 영화를 만들면 얼마나 볼거리가 많아지는지 실감하게 되는 작품이다.
‘올빼미’의 배경은 조선시대 인조 집권기. 청나라로 끌려갔던 소현세자(김성철 분)가 돌아오기 직전 입궐에 성공한 침술사 경수(류준열 분)가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유해진이 인조로 분해 ‘택시운전사’(2017), ‘봉오동 전투’(2019)에 이어 류준열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흠잡을 데가 없다. 영화는 줄곧 경수의 시선을 따라 전개되는데, 류준열은 튀지 않는 담백한 연기로 극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어의 이형익 역의 최무성 역시 발군의 연기력을 보여준다. 눈빛과 표정에 살짝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섬뜩함을 마주할 때면 스크린 앞에서 도망치고 싶을 정도의 긴장감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유해진의 열연을 빼놓을 수 없다. 청나라에 대한 상처와 아들에 대한 열등감, 언제 왕위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 등으로 뒤틀린 인간의 얼굴을 유해진은 섬세하게 표현한다. 왕이라는 인물이 주는 권위나 무게감에 얽매이기보단 그 뒤에 감춰진 나약한 인간의 심리를 발가벗기듯 적나라하게 표현해 신선하다. 특히 극 후반 폭발하는 감정신이 압권이다.
안태진 감독의 연출력은 작품의 품위를 한층 끌어올린다. 배우들의 표정을 섬세하게 잡아내는 다층적 명암의 사용과 인물의 심리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듯한 미장센을 보고 있으면 재능 있는 감독의 데뷔작이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지 실감케 된다.
영화의 장르는 스릴러지만 앞부분은 드라마적인 요소가 상당하다. 왜 소현세자가 그토록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해야 했는지, 어째서 한낱 침술사가 소현세자의 죽음 현장에 있었고, 그 진실을 알리고자 하게 되는지 등을 납득시키기 위해 ‘올빼미’는 초반 서사를 촘촘하게 깐다. 하지만 그 부분 역시 지루하지 않다.
낮에는 앞을 볼 수 없고 어둠 속에서만 볼 수 있게 된다는 주맹증이라는 설정은 영화가 가진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어둠 속에서 진실을 놓치지 않는 눈은 보고도 못 본 척하고, 들어도 못 들은 척하며 살아야 할 때가 많은 현대인의 마음을 슬며시 비춘다.
오는 23일 개봉. 15세 관람가. 118분.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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