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향 나는 전통주 마신 코끼리떼, 단체로 만취해 ‘쿨쿨’

인도 동부 오디샤주 정글에서 코끼리 24마리 ‘무후아’ 마셔
지난 4월 무후아 술 빚던 5명 공격해 사망하는 사건 발생하기도

인도에서 술을 마시고 만취한 코끼리 떼가 발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보라 기자] 술을 마시고 만취한 코끼리떼가 흔들어도 깨지 않을 정도로 깊이 잠드는 일이 발생해 화제다. 10일(현지시간) 인도 현지 PTI 통신 등 여러 매체는 "인도 동부 오디샤주(州)의 정글에서 코끼리 24마리가 인근 마을 주민들이 담근 전통주를 마신 뒤 취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해당 코끼리들은 마후아(Mahua) 나무의 꽃으로 만드는 '무후아(Muhua)'란 이름의 인도 전통주를 마셨다. 이어 매체는 "마을 사람들은 이 술을 잘 발효시키기 위해 정글 안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술에 취한 코끼리 가운데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코끼리도 9마리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술에 취한 코끼리들은 지역 야생동물 관리인들이 나타나 큰소리로 북을 치자 그제야 잠에서 깨어났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에도 코끼리들은 술에 취해 비틀거리면서 깊은 정글 속으로 돌아갔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인도 현지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달콤한 향이 나는 무후아를 좋아하는 코끼리들이 이 냄새를 맡으면 가옥의 벽을 부수고 들이닥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한 무리의 코끼리가 무후아 술을 빚고 있던 5명의 사람을 공격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인도 당국은 "마을 주변에서 코끼리 떼가 발견된다면 무후아 술을 담그지 말 것을 촉구한다"면서 "후각이 강한 코끼리들이 무후아 술 냄새에 이끌려 마을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2020년 중국 윈난성 멩하이현에 아시아 코끼리가 곡주를 마시고 만취했다는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며, 코끼리는 술을 가까이하지 않은 동물로도 전해진다. 당시 캐나다 캘거리대의 아만다 멜린 교수는 2020년 4월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에 "코끼리와 고래는 선천적으로 술에 약하다"고 말해 주목받았다.

이보라 기자 leebora1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