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교수가 이명 고치려다 창업한 스타트업 ‘뉴라이브’ [내일은 유니콘]
여지없는 이명 현상이다. 이명이란 외부에서 소리 자극 없이 귓속 또는 머릿속에서 들리는 이상 음감을 뜻한다. 2019년 38만명, 지난해는 40만명 이상이 이 증상에 시달린다는 통계도 있다.
이런 증상을 안타깝게 여긴 의사가 한둘이 아니다. 딱 떨어지는 완치 치료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관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면도 있어서 여간 다루기가 쉽지 않아서다.
고려대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준 교수도 이 부분이 가장 안타까웠다. 그는 이명이 난치성 질환인 퇴행성 뇌질환에 가깝다고 봤다. 이 분야에서 지난 10여년간 논문을 쓰고 연구도 했다. 이런 성과를 의료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만든 스타트업이 ‘뉴라이브’다.
그는 “단순히 병원 진료만 할 것이 아니라 집에서도 편하게 전자약과 디지털 치료제를 활용해 퇴행성 뇌질환을 예방·치료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창업했다”라고 말했다. 전자약의 경우 최근 임상GMP를 획득하고 허가용 임상 시험을 앞두는 등 소기의 성과도 올렸다. 다음은 일문일답.
제품군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퇴행성 뇌질환 치료용 비침습적 미주신경 자극 의료 기기 ‘소리클’을 개발했다.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형태로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웰니스 기기인 ‘힐라온’을 개발, 일반인에게 직접 판매하는 B2C 사업을 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이명 치료용 디지털 치료제인 ‘소리클리어’도 개발했다. 이 기기는 의료기관에서 의사 처방하에 환자에게 제공된다. 뉴라이브는 병원 등 의료기관에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로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Q. 비침습? 아무래도 어렵게 느껴진다.
수술할 때 메스를 대거나 주사를 놓거나 하는 걸 떠올려 보라. 따지고 보면 의료 장비 일부가 체내 조직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방식이다. 이를 침습이라고 한다.
뉴라이브의 기술은 수술이나 침습적인 시술이 필요 없는 비침습 방식이다. 10여년 연구를 해본 결과 이명이나 치매 등의 원인을 살펴보면 결국 뇌가 퇴행, 즉 퇴행성 뇌질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런데 이를 치료하기 위해 주사나 기구를 인체에 삽입하는 형태는 힘들기도 하거니와 개선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다. 그런데 경증 환자의 경우 귀 근처를 신경조절기술로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개선 효과가 뚜렷하다는 연구 결과를 얻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소리와 전기를 동시에 전달, 뇌자극을 하는 디지털 치료제, 치료 기기를 개발하게 됐다.
Q.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
침습 기반의 미주신경 자극장치가 중증 우울증과 중증 뇌전증 치료에 쓰이고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연간 5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비침습적인 신경조절 장치도 해외에서는 임상에 적용되고 있다. 그만큼 도전 여지가 크다는 말이다.
Q. 유의미한 경영 성과나 숫자, 계약 건이 있다면.
현재 미주신경 자극 의료기기인 소리클의 경우 임상GMP를 획득, 이명에 대해 허가용 임상 시험을 11월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웰니스 기기인 힐라온도 KC인증을 획득했다. 올해 10월에는 신한스퀘어브릿지 인천의 멤버사로서 신한금융그룹이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연 로드쇼에 참가했다. 10월 12~13일 이틀간 싱가포르 사이언스 센터에서 진행된 ‘머스트 커넥션 싱가포르’에는 많은 투자자와 관련 산업 종사자, 연구자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동남아 진출을 위한 조언도 듣고 국립 싱가포르 대학병원의 연구자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기회가 됐다. 향후 지속적인 협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앞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향후 어떤 기업으로 키울 것인가.
신경조절(Neuromodulation) 분야는 다양한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로서 전 세계적으로도 선발 주자와의 기술 격차가 크지 않은 블루오션이다. 특히 비침습적 신경조절 분야는 다양한 분야로 확장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사업 분야인 만큼 비침습적 신경조절 의료기술 개발 분야의 세계적인 선도기업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박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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