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커버링 덕분’ vs ‘시장 색깔이 바뀐다’…美 빅테크株 상승 이어질까?

배준희 2022. 11. 1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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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지난 11월 10일(미 현지시간)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이 7% 이상 폭등했다. 서학개미들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당장 거시경제의 방향이 전환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과도한 안도감을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지난 11월 10일 미 뉴욕 증시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둔화하고 있다는 소식에 일제히 급등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5%, 나스닥지수는 7.4% 치솟았다. 이날 미 노동부는 10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9월 8.2%에서 7%대로 떨어진 것으로, 물가 상승률이 7%대를 보인 것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시장 예상보다 낮았다.

빅테크 투자자들은 모처럼 환호했다. 애플이 8.9%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도 8% 이상 올랐다. 아마존과 엔비디아는 각각 12%, 14% 이상 올랐다. 메타의 주가도 10% 이상 올랐으며, 테슬라와 알파벳 주가도 7% 이상 상승했다. 11월 10일 기준 애플의 시총은 2조3360억달러로, 하루 만에 1910억달러(약 254조) 급증했다. 이는 일일 증가액 기준 사상 최고다. 이전 최고치는 1908억달러였다.

다만, 지나친 안도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최근 장세는 시장의 ‘색깔’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수급에 기반한 전형적인 ‘숏커버링’ 장세에 가깝다는 것이다. 숏 포지션에 기반한 공매도 거래는 주가가 하락해야 돈을 번다. 그런데 시장 상황이 모두 공매도 주체의 예상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예상치 못한 이유로 공매도한 주식의 가격이 올라간다면 공매도 주체의 손해는 커진다. 만약 주가가 당분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상환하기 위한 주식을 미리 사둬야 손해를 줄일 수 있다. 이처럼 공매도 세력이 더 큰 손해를 막으려 시중의 주식을 급박하게 매수하는 것을 ‘숏 스퀴즈’라고 부른다. 작금의 장세는 이런 ‘숏 스퀴즈’에 따른 단기 급등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관건은 시장의 기대만큼 미 연준의 긴축 강도가 완화되느냐인데, 7%대 물가 수준을 둔화로 볼 것인지 여전히 높다고 볼 것인지에 관한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구조조정과 자본의 효율적 배분을 유도해 새로운 산업 사이클을 만들어내는 힘이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긴축 기조가 이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라고 전했다.

[배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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