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쇼트 시네마⑬] 수상하고 다정한 '형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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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마음으로 성인이 된 채 이 가족의 구성원이 됐는지, 성우에 대한 감정은 진심인지, 생존을 위한 수단인지 어느 것 하나 설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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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편집자주>
성우의 부모님은 10년 전 잃어버린 형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형을 입양해왔다. 고등학생 성우에게는 11번째 형 성규가 생겼다. 성우는 성규가 탐탁지 않다. 엄마의 첫째 아들 성규 역할 놀이까지는 허용하겠지만 자신의 형 노릇까지 하려는 건 참지 못하겠다.
성규는 이 집에서 오래 살고 싶다. 이 집의 어머니는 여전히 10년 전에 살고 있다. 장난감을 펼쳐놓고 어린 아이처럼 구는 건 성규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비위만 잘 맞추면 된다. 아버지는 함께 오래 살고 싶다면 똑똑하게 굴라고 말하지만, 어차피 이 집에 살고 있지도 않으며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문제는 질풍노도 시기 속에 있는 성우다. 성우의 성 정체성이라는 약점을 무기 삼아 협박도 해보지만 쉽게 통하지 않는다.
사실 성우가 싫은 건 사실 지금 막 형이 된 성규가 아니다. 엄마는 10년 전 상처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고, 아버지는 엄마의 마음을 채워줄 수 있는 아이를 적당히 골라 집으로 데려오고 있다. 성우 역시 균열이 난 가족 안에서 상처를 받을 뿐이다. 비정상적인 가족 안에 갇힌 자신의 모습이 싫다. 완전한 가족이 되면 다시 돌아온다는 아빠는, 사실 돌아올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에 가슴 속 깊은 허기를 동성친구에게서 메우는 중이다. 그러나 성우의 남자친구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도 않고 위기의 상황을 적당히 넘어가려는 반복된 그림에 질려 한다.
어느 날부터 성우와 성규는 진짜 형제라면 하지 않을 비밀 공유를 시작한다. 엄마를 위한 11번째 가족의 연극이 비로소 막이 막이 오른다. 햇볕이 가득한 아침, 엄마는 빨래를 널고 있다. 성규는 부엌에서 아침 식사 중이며 성우는 등교 준비에 바쁘다. 보통의 가정 같은 외피가 갖춰졌다. 형에게도 아침 인사를 하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성우는 바쁘게 부엌으로 가 성규에게 입을 맞춘다. 셀렌 성우의 표정과 달리 성규의 표정은 묘하다.
단편 영화인만큼 짧은 시간 안에 가족들의 우울감이나 상실감을 필요한 만큼만 보여준다. 대사로 성우의 가족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지만, 자세히 나열하지는 않는다. 관객들이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곳곳에 남겨뒀다. 영화의 여백의 가장 큰 몫은 성규가 담당한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마음으로 성인이 된 채 이 가족의 구성원이 됐는지, 성우에 대한 감정은 진심인지, 생존을 위한 수단인지 어느 것 하나 설명이 없다.
이후 성우의 가족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결말을 맞이했을지 궁금해진다. 대단한 메시지를 각인 시키진 않지만, 대사를 곱씹고 향후 이야기 보고 싶어지니 단편 영화로서의 미덕은 갖췄다. 장영선 감독의 작품이며 러닝타임은 21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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