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人]누적 가입자 600만…대학생의 플랫폼 '에브리타임'

김철현 2022. 11. 13. 08: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한이 비누랩스 대표 "리서치 등 분야로 사업 확대"
김한이 비누랩스 대표

우리나라 대학생이라면 모두 사용하는 서비스가 있다. 국내 대학 재적 학생 수가 지난해 12월 기준 287만 명인데 이 서비스의 월간 사용자(MOU) 역시 287만 명, 누적 가입자는 600만 명에 달한다. 거의 모든 대학생이 쓰는 셈이다. 하지만 20대 대학생들과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이들은 ‘그게 뭐야?’라고 묻는다. 어쩌면 이 서비스를 알고 있는지는 ‘꼰대력’의 바로미터, 바로 국내 최대 대학생 플랫폼인 ‘에브리타임’ 얘기다.

젊은 대학생들이 쓰지만, 유행을 좇아 요사이 뜬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에브리타임이 처음 세상에 나온 것은 2009년, 2010년 출시된 카카오톡보다 앞선다. 이후 에브리타임은 13년째 대학생만 보고 성장해 왔다. 그동안 에브리타임을 처음 만들고 쓴 09학번도 30대에 접어들었다. 지금의 대학생과 간극을 좁히는 게 숙제가 된 나이다. 이 숙제 앞에 선 김한이 비누랩스를 만나 에브리타임이 어떻게 성장했고 어디로 가고자 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시기 학교에 가지 못하는 대학생들이 어려움 겪는 것을 보면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교육과 리서치 부분에서 신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누랩스는 현재 커뮤니티 기반 대학생 플랫폼인 에브리타임 외에도 커머스 서비스인 ‘학생복지스토어’, 커리어 플랫폼 ‘캠퍼스픽’, 고등학생 입시지원 앱 ‘대학백과’를 서비스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리서치 등의 분야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는 얘기다.

김 대표가 리서치 비즈니스를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제는 대학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가장 큰 고민은 대학생과 멀어지는 것"이라며 "대학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고 어떤 니즈가 있는지, 대학생의 트렌드는 무엇인지 아는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사소한 변화에 안테나 세우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고민이 비즈니스 모델로 이어진 게 리서치 분야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대학생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자 했다"며 "마케팅 사업 계획 등에 필요한 리서치를 의뢰받아서 진행할 수 있고 브랜드와 대학생의 접점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한이 비누랩스 대표

비누랩스가 리서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본격적인 성장을 꾀할 수 있는 힘은 지금껏 구축한 플랫폼의 경쟁력에서 나온다. 대표 서비스인 에브리타임의 경우 시간표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꾸준히 커뮤니티 서비스로 발전해왔다. 처음엔 PC 애플리케이션(앱)이었던 에브리타임은 2010년 웹서비스로 개발됐고 모바일 앱 출시는 2011년이었다. 당시만 해도 대학 시간표 앱은 없었고 사용자가 꾸준히 늘어 2015년 창업까지 이어지게 됐다. 시간표 앱이 커뮤니티 중심의 서비스로 변화한 것도 이즈음이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수업별로 강의 평가나 필요한 정보를 교류하는 커뮤니케이션 위주였는데 점차 전반적인 학교 커뮤니티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에브리타임의 장점은 익명이지만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전국 397개 대학 캠퍼스를 지원하는데 학생증이나 합격 통지서로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다. 이 절차 덕분에 우리 학교 학생들이 나와 관련되고 믿을 수 있는 내용을 올린다는 공감대가 있다. 관심 분야 게시판 개설도 활발해 4만3000개 이상이 만들어졌다. 학교 내 학생회 등 단체에서도 공식 게시판을 만들어 소통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커뮤니티는 다른 플랫폼에서도 가능하지만 학생들이 에브리타임에 모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시간표, 강의평가, 책방, 학점계산기 등 대학 생활에 집중해 최적화된 기능들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대학 교재 중고 거래 기능으로 230만권 정도 거래가 이뤄졌다"며 "책을 물려받는 선후배의 유대가 약해졌는데 이를 대체하는 역할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누랩스는 지금까지 특별한 투자 없이 성장해왔다. 일부러 투자를 안 받은 것은 아니다. 투자가 필요한 시기엔 커뮤니티 플랫폼에 시장이 호의적이지 않았다. 비누랩스는 생존에 모든 리소스를 투입해 광고와 커머스로 매출을 올리는 구조를 만들었다. 견고한 사용자를 기반으로 이 구조는 올해는 커머스에선 거래액 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광고는 전년 대비 두 배 성장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렇게 내실을 다져온 비누랩스는 올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인재 채용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30명인 직원은 현재 70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채용 목표는 100명까지 직원을 늘리는 것이다. 김 대표는 "대학생들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가기 위한 채용"이라며 "대학생은 미래 세대인데 취업 등에서 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대학생과 세상 사이 간극을 줄이는 일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