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CEO 잇따라 임기만료…실적 부진 속 연임 ‘촉각’

황인욱 2022. 11. 13.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신한證, 연말 연임 결정 신호탄
상당수 증권사 변화보다 연임에 무게
실적 책임론 너머 리스크 관리 중요성↑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뉴시스

연말 여의도에 거센 한파가 불어 닥친 가운데 임기를 마치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운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CEO들이 대거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실적 부진으로 인해 연임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업황이 좋지 않은 여건을 감안하면 각 CEO들의 성과에 대한 내부 평가가 보다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각자대표를 비롯한 증권사 CEO 16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최고경영자의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교보증권 ▲다올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SK증권 등 14곳이다.


이들 중 금융계열사 인사 일정에 맞춰 가장 먼저 오는 12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와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대표의 연임 여부가 업계 인사 분위기를 가늠할 방향계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는 연임과 교체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는 관측이다. 그간 박 대표는 자산관리(WM)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 경영관리 부문을, 김 대표는 기업금융(IB)과 홀세일, 리서치센터, 글로벌사업 등을 맡아 회사를 한 단계 도약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올해 만큼은 성적이 좋지 못하다. 연결기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4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5%가 줄었다. IB 수수료는 20.3% 늘었으나 WM부문 순수수료수익이 17.8% 감소했다. 금리인상과 증시 불황 등이 겹친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선 실적보다 업계 관례가 연임 여부에 변수일 수 있다는 분위기다. 두 대표는 2019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왔는데 계열사 대표 임기가 평균 4년인 것을 감안하면 지주나 은행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는 대내외적으로 연임 가능성이 거론된다. 3분기 누적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3% 감소하는 등 실적 성과를 보이지는 못했으나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신한투자증권의 지난 3월 자기자본을 5조원 중반대로 올린 이후 덩치를 계속해 키우고 있다. 7월에는 여의도 본사 사옥을 이지스자산운용에 6395억원에 매각하며 고정자산을 자본으로 바꾸는 기틀을 마련했다.


(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각 사

나머지 증권사들의 경우 내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아직까지 교체설이나 새 대표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고 있지는 않다. 그보다 연임이 사실상 결정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 곳이 줄 잇고 있다.


최현만·이만열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는 연임이 유력하단 분석이 나온다. 실적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결기준 3분기 누적 세전순이익이 78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9.6% 감소하는 데 그쳤다.


미래에셋증권은 경쟁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에서 대규모 채권평가손실을 내고 있는 것과 달리 채권운용 부분에서 실적을 내며 올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영업익 ‘1조 클럽’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인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올해 인사에서 큰 변화를 두지 않겠다고 예고한 점도 두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와 이은형 하나증권 대표이사도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 대표는 올해 실적부진에서 자유롭지 않으나 앞선 3년 간 연속해 최대 순이익을 낸 성과를 높게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악조건 속에서도 3분기 영업익을 전년 동기 대비 47.6% 끌어올리며 시장에 주목을 받았다.


업계는 올해 실적에 대한 책임을 묻기보다 향후 리스크 관리에 적합한 인물인지 따지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상당수 증권사들이 비상 경영에 들어가는 등 직면한 여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변화에 대한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실적부진은 경영상에 문제라기보다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업황 악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직면한 리스크 파고를 넘어설 역량을 갖췄는지 여부가 연임을 결정할 잣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