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질환자 흔히 겪는 안구돌출, '내비게이션 안와감압술'로 치료 효과 높인다

정밀한 수술로 안구 후퇴 유도
합병증 발생도 감소

이정규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가 컴퓨터 네비게이션을 활용한 안와감압술을 시행하고 있다.[사진제공=중앙대병원]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갑상선 질환이 있는 환자 중에 눈이 붕어처럼 커지고 앞으로 튀어나오거나 붓고 염증이 생기는 등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를 '갑상선 안병증'이라 하는데, 갑상선 기능 이상일 때 동반되는 눈의 여러 변화와 안과적 질환을 말한다.

안구가 돌출되면서 초기에 눈꺼풀 부종이 생기거나 놀란 눈처럼 보이는 위 눈꺼풀 후퇴가 비대칭적으로 생기고, 병의 진행에 따라 안구가 더 돌출돼 결막부종, 안구건조증, 노출성 각막염, 안압 상승 등이 나타난다. 갑상선 항진증을 앓고 있는 환자의 약 20% 이상이 안구돌출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 기능이 정상일 때나 갑상선 기능저하증인 경우에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안구돌출의 원인은 눈 주위 근육과 다른 조직이 면역계의 이상 반응으로 붓거나 염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균을 공격해야 할 항체가 우리 몸을 공격하는 자가 면역 성향을 보이며 눈 주위의 근육과 지방조직을 공격해 이상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갑상선항진증으로 진단을 받으면 아주 서서히 눈에 변화가 오거나 실제 돌출이 있더라도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한쪽 눈의 시력 저하가 있어도 시력이 떨어졌는지 모르는 사례도 많은 만큼 반드시 안과에 들러 시력, 안압, 안구돌출 지수, 안구운동 장애 등을 검사할 필요가 있다.

이정규 중앙대학교병원 안과 교수는 "갑상선 안병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진 밝혀지지 않았지만 갑상선 항진증의 경우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 분비돼 외부 균을 공격하는 항체가 자기 안구 세포를 공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갑상선 질환을 앓고 있고 갑상선 기능이 항진된 모든 사람에게 갑상선 안병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정상이거나 갑상선 기능이 저하돼 있어도 갑상선 안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갑상선 안병증으로 진단되면 안구건조증이 동반되므로 인공눈물 안약 등을 사용해 증상을 완화해야 한다. 통증과 결막충혈, 눈꺼풀 부종이 심한 급성 염증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안구돌출이 심하거나 각막이 손상되고 시신경이 압박돼 시력 저하나 실명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안구 뼈를 일부 제거하는 '안와감압술'을 시행해야 한다.

안와감압술은 안구가 들어가는 공간인 안와 뼈를 일부 제거해 뼈 공간을 넓히거나 안구가 돌출하는 원인인 안와 내 지방조직을 제거하는 수술로 갑상선 안병증의 치료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최근에는 컴퓨터 내비게이션을 활용한 안와감압술이 도입, 정밀한 수술을 통해 합병증 발생을 감소시켜 더욱 효과적인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컴퓨터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수술 시 제거하고자 하는 안와뼈나 연부조직의 위치를 수술 전 CT 이미지와 비교하며 실시간으로 정확히 파악해 더 작은 절개를 통해 더 빠른 수술을 할 수 있으며 합병증 발생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며 "실제 컴퓨터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안와감압술을 시행한 결과, 안와 뼈를 훨씬 더 많이 제거함으로써 안구돌출을 개선하는 효과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