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초·중등 vs 대학 치열해지는 여론전

한진주 2022. 11. 1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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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교육감들·교원단체, 대학 총장단 등 국회 설득 나서
18일 교육위에서 법안 상정 예정
교육부 예산 중 고등교육 실질예산 3.7% 그쳐
대학 재정수입도 지속 감소
학급·학교수 늘어 학교 운영비·인건비 추가 소요
17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2020학년도 수시모집 논술 시험'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친 뒤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놓고 시도교육감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대학 총장들도 국회 설득 작업에 나서는 등 여론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오는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과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법 등이 상정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로 조성된다. 교육세 중 유아교육비 보육료 지원을 위한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 전출을 제외한 나머지가 교부금 재원이다. 정부는 고등교육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교육세 전입금을 고등교육 회계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세 재원은 연간 5조원으로 연간 3조원을 특별회계에 편입해 대학교육에 투자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9월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두 법안을 발의했다.

전국 4년제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총장단은 국회 교육위원회와 예결위원회, 여야 원내대표 등과 만나 고등교육재정 확충이 시급하다는 점을 건의하기로 했다. 홍원화 대교협 회장은 "2023년 교육부 예산 101조8000억원 중 고등교육 예산은 12조1000억원이고, 이중 국가장학금(4조5000억원)과 국립대학경상비(3조8000억원)를 제외하면, 고등교육 실질 예산은 3조8000억원이다. 전체 예산안의 3.7%에 불과하다"며 "대학 교육·연구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등록금 동결로 대학 재정수입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대교협에 따르면 사립대는 2011년 대비 7.7%, 국공립대는 2015년 대비 18.2% 감소했다.

대교협은 우리나라의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0위에 그치고 있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지원 고등교육예산을 1.1%까지 끌어올려야 국제 평균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부는 대학입학정원이 현재 47만5000명에서 오는 2033년에는 31만명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의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만큼 고등교육에 재정을 투입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시도교육감들과 교원단체 등은 1인 시위와 범국민시민운동을 통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반대하고 있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확보를 위한 교육감 특별위원회’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향후 3년간 학부모 부담 경비가 7조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특별위 TF가 미래교육수요를 분석한 결과 2017년 대비 2021년 학생수는 37만명(6.6%) 감소했으나 학교는 353개(2.2%), 학급은 4563개(1.9%) 늘고 교사 수도 8981명(2.3%)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TF는 과대학교와 과밀학급이 늘어났고 학교·학급·교사 증가로 운영비와 교사 인건비 추가 소요액이 필요하고 경직성 고정비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지방교육재정규모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앞으로 과도하게 증가하지 않고 연도별 불용·이월액 비율은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급증한 중앙정부 예산과 비례해 교부금 예산이 늘어나면서 사업기간 부족으로 이월·불용되는 예산을 시도교육청 기금으로 적립한 금액은 올해 말 기준 19조2087억원 수준이다. 이 기금을 교육여건 개선이나 학교공간 재구조화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는 게 초·중등 교육계의 입장이다.

TF는 "2023년 이후 교육교부금의 완만한 증가분(전년대비 1.0%~3.7%)은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증액분 등에 필요하며 일시 증가한 기금적립액은 미래교육 수요에 필요한 재원에 투자하면 이른 시기에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학생 수 감소만을 근거로 교육재정 축소를 주장하는 것은 현재 교육이 최적이라는 상태를 가정한 것이며, 기존 누적된 교육투자 결손분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투자 규모 축소는 미래교육의 동력을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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